민갑룡, 자치경찰제 등 입법 촉구

개방직 국가수사본부장도 도입

20개 중장기 추진과제 실행

경찰이 검경수사권 조정 후속조치로 경찰 권한을 분산하는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 도입'을 위한 국회 입법을 강하게 요청했다. 이와 함께 자체 개혁방안도 본격 추진한다. 여당인 민주당도 20대 국회에서 수사구조 개편을 위한 경찰개혁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수사권 조정안 국회 통과 후 열린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민갑룡 경찰청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국민 우려 불식에 노력 = 민갑룡 경찰청장은 15일 자치경찰제와 국가수사본부 도입을 위한 국회 입법을 호소했다. 민 청장은 이날 수사권 조정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 조치 관련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경찰권 비대화와 권한 남용에 대한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국민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개방직 전문가인 국가수사본부장이 경찰 수사를 총괄하도록 하는 국가수사본부 체제를 도입해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경찰권을 분산하는 자치경찰제를 시행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더욱 두터운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자치경찰제 도입 등 경찰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해 경찰의 권한과 책임이 커졌다"면서 "수사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기 위해 경찰개혁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20대 국회의 시간이 짧다고 하지만 경찰개혁에 대해서는 이미 야당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월 임시국회에서 경찰개혁과 관련된 법안들이 논의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경찰개혁 방안은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경찰법 개정안과 정보경찰 역할을 제한하는 경찰직무집행법 개정안 등이다. 이중 자치경찰제 관련 경찰법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하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은 자치경찰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 직전 현직 경찰관 86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7488명(86.8%)이 자치경찰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청은 이 같은 설문결과가 조직 이원화에 따른 불안감의 표시로 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직을 쪼갠다는데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면서 "경찰 비대화라는 우려 때문에 자치경찰제 도입 여론이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자체 개혁에 속도 = 경찰청은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비해 만든 자체 개혁방안도 본격 추진한다. 개혁방안은 수사와 정보를 모두 거머쥔 '공룡경찰'을 내외부에서 견제하는 방안이 들어있다. 또 검찰에 비해 수사능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제거하는 방안 등을 포함했다.

개혁 방안은 지난해 10월 21일 제74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마련했으며, 80개 세부 추진과제를 담고 있다. 경찰청은 80개 중 20개 주요 추진과제를 선별했다. 주요 추진과제는 국민중심 수사와 균질화된 수사품질, 스마트 수사 환경 등으로 구분된다.

국민중심 수사에는 경찰 사건심사 시민위원회 설치, 옴부즈만 제도 도입, 무분별한 피의자를 양산하는 고소 고발제도 개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유치장과 사건 부서 분리 등이 담겨있다. 수사 개시·진행·결과·평가도 종합적으로 관리한다. 이에 따라 셀프 수사를 차단하기 위해 무작위 사건배당 시스템 도입과 청렴도를 인사에 반영하는 수사부서 인사운영기준 마련, 수사지휘 역량 종합평가 시스템을 조기에 도입할 방침이다.

또 수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약사 등 전문가 채용을 확대하고, 법령 판례 지침 등을 자동 검색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개발과 과학적 분석에 근거하는 범죄분석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요과제를 추진하려면 형사소송법 등을 개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내부 규정으로 가능한 과제는 곧바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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