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수출·건설투자 조정국면, 설비투자 부진 벗어나는 중”

1월 최근경제동향 … KDI는 “일부 경기지표, 완화 가능성 시사”

KDI에 이어 정부도 1월 경제전망에서 ‘경기부진’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나아가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상승세에 있고, 설비투자도 부진을 벗어나는 중이라고 적극적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이후 정부가 경기전망에서 ‘상승세’라고 표현한 것은 이번 1월이 처음이다. 다만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은 지속되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사실상 정부와 국립연구기관인 KDI 모두 ‘올해부터 우리나라 경제가 수축국면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조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4월부터 ‘경기부진’ =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7개월 연속으로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지난해 11월호부터는 이 같은 직접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회복세’라는 판단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1월호에서도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등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개선 조짐과 1단계 미·중 무역합의문 서명,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미중 협상의 전개 상황과 반도체 경기회복 강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불확실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전날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 1차합의를 타결하면서 대외불확실성도 상당부분 해소될 길을 열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기 반등 모멘텀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10개월만에 부진 삭제 =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월 경제전망에서 10개월 만에 ‘경기부진’이라는 표현을 뺐다. 오히려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을 두고 “일부 지표가 경기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 우려 수위를 한 단계 낮춘 것이다. 다만 “아직 우리 경제가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투자와 제조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경제동향 2020년 1월호’에서 “지난해 11월 소매판매와 서비스생산 증가폭이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표도 개선됐다”면서 오랜만에 ‘경기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KDI는 재작년 11월부터 작년 3월까지 경기 상황을 ‘둔화’로 판단해왔다. 이어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한 단계 수위를 높여 ‘부진’이란 표현을 써왔다. 그러다 이번 1월호에서 10개월 만에 ‘경기부진’ 표현을 뺐다. 나아가 ‘경기완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KDI의 이런 분석은 기획재정부의 경기전망과도 궤를 같이 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연말 이후 ‘경기반등’을 거듭 언급하고 있다. 새해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경기반등 모멘텀을 살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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