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임명되는 사외이사 첫 연수

사외이사 ‘경영진 보조’ 역할 탈피


금융지주회사와 계열 금융회사의 신임 사외이사는 올해 처음으로 사외이사의 역할 등과 관련해 연수를 받아야 한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연수원, 금융지주회사들이 TF를 구성해 사외이사 교육과정을 마련했으며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이 첫 대상이다.

19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그동안 사외이사들의 인식은 경영진에 대한 보조 역할이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평소 알고 있는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한 내용이라고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교육을 통해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인식하면 실제 행동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대상은 금융지주회사 10곳과 237개 자회사 등 소속회사에 새로 임명된 사외이사들이다. 이들 금융회사의 연결총자산은 2587조원이다. 대학의 최고경영자 과정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금융연수원에서 20~30명 단위로 연수가 진행될 예정이다.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은 사외이사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으로 경영진을 견제하고 회사의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제도가 제대로 구축됐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금융지주회사 사외이사 핸드북’을 만들어 전달했다.

우리나라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은 지배주주가 없는 구조여서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린다. 그로 인해 CEO임명과 관련해 ‘관치금융·CEO의 셀프연임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다. 임명절차는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하지만 그 과정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독립적인 이사회 역할과 건전한 지배구조를 갖추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3년 우리나라의 금융부문 평가에서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이사회에 대한 면담·감독·평가를 진행하라’고 권고했다. 국제적인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최근 금감원은 사외이사들에 대한 면담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삼성 한화 교보 미래에셋 현대차 DB 등 금융그룹에 대해서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추가 규율체계 마련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이들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은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과 위험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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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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