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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평화협정 뒤로, 북미수교 우선 추진”

한반도 전문가 조성렬 박사 제안

연내 평양-워싱턴 대리대사 교환

대리대사 통한 비핵화 실무협상

등록 : 2020-02-20 12:29:13

북미 교착이 장기화 양상을 띠면서 북한이 미국의 ‘현상 유지’ 모드에 반발해 전략적 도발로 대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칫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모두 뒷걸음질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북미간 수교 문제를 논의할 실무협상을 우선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와 관심을 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최근 ‘북미수교 우선 추진론’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 박사는 19일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북미 비핵화협상에 응하지 않아 회담 재개의 벽이 높다”면서 “비핵화와 그 상응대가로 평화협정, 북미수교를 병행추진해온 기존 셈법을 바꿔 북미수교를 먼저 추진하는 새로운 셈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엔사와 주한미군의 지위 변경 논란을 안고 있는 평화협정은 뒤로 미루는 대신 평양-워싱턴 대사관 설치와 대리대사 임명을 목표로 북미간 실무협상을 시작해 연내에 성사시키자는 것이다. 이 방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승인 없이 추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핵 관련 시설 폐쇄와 모든 미사일 개발 중단의 ‘동결’ 상태를 유지한다. 그 대신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활동할 여지를 얻고 제재 완화·해제를 촉진할 수 있다. 남북교류협력을 위한 공간이 열리는 것도 이점이다.

조 박사는 “우리 이익에 반하지 않으면서 미국이 동의하고 북한도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연말까지 평양과 워싱턴에 대사관이 개설되면 북미 대리대사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가능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전제로 내년 봄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옛소련-일본 수교와 한중 수교 사례처럼 평화협정 없이 수교를 먼저 추진해 평화를 실현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소련과 일본은 1956년 전쟁상태 종식, 외교관계 회복을 포함한 10개항의 공동선언을 발표해 관계를 정상화했다. 한국과 중국도 1992년 평화협정 없이 6개항의 수교 공동성명으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조 박사는 특히 오랜 적대관계이던 미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 선언과 이후 취소 사례에 주목했다. 그는 “양국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이던 2014년 국교정상화 선언에 이어 이듬해 7월 상호 대사관 설치에 합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합의를 취소했다”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수교를 선언하고 대사급 외교관계를 추진한다면 쿠바의 실패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성과를 이루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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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셈법으로 북미 비핵화협상 물꼬 트자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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