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홀몸노인 구조 … 의료비도 긴급지원

서울 양천구 목4동에서 '동네 복지망'을 가동, 위기에 처한 홀몸노인을 구조해 눈길을 끈다. 양천구는 집안에서 혼자 넘어져 장시간 쓰러져있던 70대 노인을 '우리동네 주무관'과 방문간호사가 발견, 보호자에 연계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달 말 지역 내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가 목4동주민센터를 찾아왔다. 홀몸노인 이 모(74)씨를 위해 도시락을 배달했는데 문 앞에 그대로 놓여있어 안부 확인이 필요하다는 요청이었다. 이씨는 복지관에서 도시락을 지원받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목4동에서 주거 유형부터 경제활동 여부, 건강상태까지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우리동네 주무관과 방문간호사가 평소 이씨와 가까이 지내는 교회 목사를 대동하고 바로 찾아갔다. 일행이 도착했을 때 이씨는 집안에 쓰러져있는 상태였다. 이씨는 보일러가 작동이 되지 않아 확인하기 위해 의자 위에 올라가 살피다가 떨어졌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한쪽 팔을 다친데다 7시간 가까이 움직이지 못한 상태였다"며 "저혈당 쇼크로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었던 긴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리동네 주무관이 이씨와 동행, 병원에서 응급진료를 받도록 했다. 왼쪽 어깨 골절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씨는 경제적인 이유로 수술을 거부했지만 동주민센터 차원에서 긴급 의료비 지원을 결정해 치료를 도왔다. 비상연락망을 가동해 친인척도 찾아내 이후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사회복지사가 기지를 발휘했고 우리동네 주무관이 발 빠르게 대처,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을 가까이 돌보면서 긴급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도록 복지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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