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수들 결집 양상

'신공항·물갈이판' 변수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낙동강벨트를 두고 여야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주요 선수들이 속속 모이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을은 여야 대선주자들의 맞대결이 관심이다. 리틀노무현이라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에 맞서 미래통합당에서 홍준표 전 대표가 벼르고 있다.
생각에 잠긴 민주당 이해찬 대표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북강서갑에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미래통합당의 박민식 전 의원간의 4번째 재대결이 벌어진다. 사상에서는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의 2번째 대결이 예상된다. 사하을에는 변심한 조경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에 맞서 원조 친노인 이상호 전 민주당 전국청년위원장이 나섰다. 북강서을에는 불출마를 선언한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의 재등판설이 나온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출마설 역시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PK에서의 보수회복 분위기 감지 속에서도 낙동강벨트만은 미래통합당에게는 도전자 입장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김해는 고향, 북구와 강서구는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몸을 던진 곳이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양산은 사저가 있고 사상에서는 19대 총선에서 당선돼 대선으로의 직행을 이끈 기반이다. 미래통합당의 홍준표 전 대표가 보수진영에게 험지라고 지목한 곳들이다.

지난 총선은 민주당이 처음으로 승리했다. 이 지역 9석 중 5석을 차지하는 압승이었다. 민주당이 20대 총선에서 PK(부울경) 전체 40석 중 차지한 의석이 8석이라는 점에서 낙동강벨트의 중요성이 함축된다.

다만 이번 총선이 민주당에게 굳이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상당하다. 미래통합당의 물갈이 분위기와 함께 신공항 이슈 등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의 신공항 발표 이후 4년간 진척없는 상황이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반면 PK에 낙동강벨트만 있느냐는 반응도 민주당에서는 나온다.

미래통합당의 물갈이가 대거 진행되면서 낙동강벨트 외에도 민주당으로선 해볼 만한 곳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인지도나 인물경쟁력에서 역대 보수진영이 우위를 점해온 곳이지만 이제 대거 새인물대 새인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기반을 오랫동안 닦아온 중진이 무섭지 새인물은 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다만 조직과 진영싸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민주당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민주당 한 예비후보는 "탄핵 세력 심판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차라리 원래 있던 미래통합당 의원이 더 나은데 전략을 완전히 새로짜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내에서는 아직도 물갈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돈다. 쌍방 심판전이 이제 미래통합당 일방으로 이뤄지는 분위기도 민주당에게 부담이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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