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론조사 결과

미국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발행 계획과 관련해 실시한 글로벌 여론조사에서 전 세계 다수 응답자들이 높은 불신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실린 '암호화폐 발행에 대한 글로벌 여론조사 결과 및 시사점'에 따르면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이 글로벌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입소스 모리를 통해 총 13개 선진국과 신흥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선진국 응답자들은 초대형 IT 기업들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에 대해 매우 낮은 수준의 신뢰감을 보였다.


신흥국 응답자들은 선진국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부정적이지만 글로벌 전체적으로는 검색엔진이나 사회관계망(SNS) 등 민간부문의 초대형 IT기업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에 대해 절반 이상이 신뢰감을 갖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전 세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신뢰감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공적부문의 암호화폐 발행 노력을 촉진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민간기업보다는 중앙은행 암호화폐에 대한 높은 신뢰감에도 불구하고 국가별, 소득수준별, 연령별로 응답자의 신뢰도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신흥국 응답자들은 발행주체를 불문하고 암호화폐의 이용에 대해 상당히 개방적인 입장을 보였다. 특히 인도의 경우 민간부문의 초대형 IT기업이 발행하고 가격 안정성이 확보된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국 중에서는 일본, 영국, 캐나다 등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에 비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감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고 현금 보유 성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소득이나 교육수준이 낮고 연령이 높은 응답자일수록 발행주체와 상관없이 암호화폐 발행에 대한 신뢰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향후 중앙은행들이 암호화폐의 발행과 유통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반 국민들이 암호화폐의 개념 및 유용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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