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저작권위원회 조사

도서관에서 대출을 많이 하는 독자들이 책 구매를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도서관 이용자의 도서관 이용 및 도서 구매 실태 설문조사' 보고서를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군포시중앙도서관 자료실. 사진 이의종


◆대출 59.5권, 구매 19.9권 = 도서관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독자들의 '최근 1년간 전체 도서 대출 권수 평균'은 59.5권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최근 1년간 전체 도서 구매 권수 평균'은 19.9권으로 '대출 대비 도서 구매 비율'은 33.4%로 나타났다. '대출 대비 동일한 도서 구매 비율'은 16.6%, '동일한 작가의 도서를 구매하는 비율'은 9.4%로 드러났다.

'장르별 도서 대출 여부'는 문학서를 대출한 경우가 58.0%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인문교양서 50.5%, 베스트셀러 44.8%, 유아·아동서 3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장르별로 '최근 1년간 도서 대출 평균 권수'를 살펴보면 유아·아동서가 73.4권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뒤를 이어 문학서 16.5권, 인문교양서 12.2권, 교육서 11.5권, 실용서 10.4권, 베스트셀러 9.9권, 학술서 9.2권 등의 순으로 드러났다.

'장르별 대출 도서와 동일한 도서 구매 여부 및 평균 구매 건수'에 대한 분석 결과, 문학서를 구매한 경우가 18.0%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인문교양서를 구매한 경우 17.1%, 유아·아동서를 구매한 경우 16.2%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출 도서와 동일한 도서를 구매하는 권수는 유아·아동서가 평균 12.5권으로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문학서 4.2권, 교육서 3.8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장르별 대출, 구매 상관관계 차이 = '장르별 대출에 따른 도서 구매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학술서가 65.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교육서가 56.5%로 높은 순위로 드러났다. 유아·아동서는 32.8%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출 대비, 가장 적게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고서에는 "장르별 비율은 도서 대출 권수의 차이가 있어, 해석에 유의해야 함"이라고 기술돼 있다. 이는 학술서의 대출 평균 권수 9.2권, 유아·아동서의 대출 평균 권수 73.4권 등 각 장르별로 도서 평균 대출 권수의 차이를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도서 대출과 구매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 결과, 전체 대출 대비 도서 구매의 상관관계는 양(+)의 상관관계로 나타나 대출을 많이 하는 독자일수록 책을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양의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학술서는 양의 상관계수가 0.537로 나타났고, 양의 상관관계가 가장 낮은 유아·아동서는 양의 상관계수가 0.191로 나타나는 등 장르별로 도서 대출과 책 구매의 관계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 대출 및 구매자 조사에 따르면 '도서 대출 서비스가 도서 구매에 미치는 영향 정도'에 대한 응답을 분석한 결과 구매 가능성 감소(42.4%)와 구매 가능성 증가(14.8%)의 차이가 가장 큰 장르는 유아·아동서로, 유아·아동서의 대출이 구매를 감소시킨다고 느끼는 독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스트셀러의 경우 구매 가능성 증가(38.2%)가 구매 가능성 감소(32.1%)보다 더 높게 나타나 장르별로 도서 대출 서비스가 도서 구매에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서관 대출 서비스 이용자와 도서 구매자의 도서 구매 건수에 대한 분석 결과, 모든 장르에 있어 도서관 대출 서비스 이용자의 도서 구매 건수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차이가 높은 장르는 유아·아동서로 평균 23.3권의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의 도서관 대출 서비스 이용자는 도서관 도서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19세 이상 국민을 뜻한다. 3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도서구매자는 최근 1년간 도서관에서 도서 대출 서비스를 받지 않고 도서를 구매한 19세 이상 국민을 뜻하며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도서 대출 및 구매자 조사는 최근 1년간 도서관 대출 서비스를 받았거나 1년 이내 도서를 구매한 19세 이상 국민을 뜻하며 1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공공대출권 도입 논의 시작 = 한편 보고서는 조사 목적에 "도서관 서비스의 확대가 도서 구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상호 관계에 대해 파악해 향후 관련 정책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실시됐다"고 밝혔다. 공공대출권 도입과 관련한 자료 수집 목적으로 시행됐음을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공대출권이란 도서관의 대출에 대해 저작권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유럽 등의 국가들에서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하나의 연구를 토대로 공공대출권을 도입해야 한다거나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면서 "해당 제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예산, 체계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송현경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