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홍익표 발언 '부글'

희석된 대통령 대구방문

홍익표(사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실언에 민주당이 안절부절이다. 특히 선거가 다가오면서 겪은 '실언의 추억'으로 기록될까봐 괴롭다.

홍 수석대변인이 25일 "대구·경북 지역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는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후폭풍을 맞고 있다.

대구를 지역구로 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구경북 봉쇄 정책을 접하는 주민들의 마음에는 또 하나의 비수가 꽂혔다"며 "왜 이런 배려 없는 언행이 계속되는지 비통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를 찾은 절호의 기회는 마치 해명을 위해 찾은 자리인 것처럼 변해 버렸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도 찾지 않은 대구경북을 먼저 방문한 의도도 희석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해 직접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한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지역적인 봉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전파와 확산을 최대한 차단한다'라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아 다시 한 번 해명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26일 라디로 프로그램을 통해 "혼란과 불안감을 드린 것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공개 사과했지만 당장 사그라들 기세는 아니다.

한 대구시민은 "대구시민들은 지난주부터 셀프 자가격리 중"이라며 "위로하기는커녕 아픔만 주는 발언에 정말 실망이다"고 말했다.

과거 실언으로 인한 선거의 악몽은 민주당에게 괴롭다.

2004년 17대 총선의 실패가 대표적이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으로 과반을 넘어 개헌선까지 싹쓸이가 예상됐지만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훼 발언으로 극심한 민심이반을 낳았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용민 막말파문'이 선거를 망쳤다. 이슈로 떠올라 과반은커녕 오히려 당시 새누리당에 과반을 내어줬다

민주당 지도부도 수습에 안간힘이다.

이해찬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말 한마디 실수도 코로나19 대응 전선에 구멍 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대구경북 시민들 절박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제 고위당정청 설명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었다"며 용어 선택에 대해 "무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과 정부는 대구경북에 초집중 방영막을 가동할 것"이라며 "정부도 총리가 대구에서 현장지휘하는 만큼 모든 국가적 역량을 대구에 모아 더빨리 확진자 찾아 치료하고 대구경북 시도민 안심하도록 추가 전파 막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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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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