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지역위원장 줄이탈

"통합당 합당" 요구 외면

권은희·이태규 등만 남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대표 회동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빠졌다. 국민의당이 정당 등록을 하지 않은데다 창당한다하더라도 안 대표를 따를 의원들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랫동안 안 대표와 함께했던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줄줄이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창당준비위원회를 설치했을 뿐 아직 정식 정당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23일에 창당행사를 했으나 행정 절차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 대표와 함께 국민의당에 남겠다는 의원은 두 명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이태규 의원은 사무총장에, 권은희 의원은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려놨다.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수민 의원은 충북 지역구 출마를 위해 미래통합당행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출마지를 정하고 선거운동을 해온 신용현 김삼화 의원도 안철수 대표와의 결별을 예고해놓고 있다.

최근 안 대표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뿐만 아니라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별도모임을 갖고 '미래통합당과의 통합'을 요구받았으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갈 테면 가라'는 식의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말을 듣고 김중로 의원에 이어 친안계로 분류됐던 이동섭의원과 일부 지역위원장이 미래통합당으로 옮겨갔고 김철근 지역위원장 등 핵심인사 역시 통합당행을 고려하고 있다.

전날 라디오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관위원장과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언급한 것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미래통합당과의 통합이나 선거연대 불씨가 살아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의적이다. 안 대표가 이 말에 앞서 "제가 가는 길이 정말로 어려운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고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여러 가지 고민이 다를 테니 스스로 내린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 대표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정치권 모두가 정치적 활동보다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해 조만간 만남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계 모 의원은 "미래통합당의 공천심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공천이 끝난 다음에는 합당해도 중간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면서 "당장 뭔가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철수계 핵심관계자는 "안 대표는 갈 사람은 가고 남은 사람이라도 모여 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이라며 "안 대표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에 만족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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