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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최근 5년간 기술유출 5400억원 피해

중기 기술보호 실태조사

정부 조치 실효성 낮아

등록 : 2020-02-27 11:19:50

"원사업자와 거래를 해오면서 그들의 요청에 의해 여러 기술자료들을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원사업자가 우리 제품과 매우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A사 임원)

'기울어진 운동장' 회복은 중소기업계의 숙원이다. 기술탈취와 불공정한 거래질서 개선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복원시키는 핵심 내용이다. 중소기업계가 상생협력법 2월 임시국회 통과를 강력히 촉구하는 이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하도급거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은 기업 간 거래에서 기술탈취 등으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반면 정부의 실효적 처벌과 구제는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5년간 확인된 기술유출 피해액만 5400억원이다. 확인되지 않은 사례까지 고려하면 중소기업 피해는 막대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거래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을'인 중소기업은 기술을 빼앗겨도 그저 냉가슴만 앓는 수밖에 없다. 침해사실을 입증하기도 어렵다. 비용부담으로 소송은 감히 엄두도 못 낸다.

실태조사에서 기술유출 피해 발생 후에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기업이 3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계가 비밀유지협약 체결 의무화,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입증책임 부담완화 등의 법제화를 꾸준히 제기한 배경이다.

2018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한 '중소제조업 하도급 실태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불공정거래 개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강화를 첫번째로 꼽았다. 두번째는 관련 법·제도 보완이었다.

2017년 중소기업기술보호 실태조사에서 기술유출 발생 후 법적대응을 하지 않는 이유로 영업기밀유출 사실 입증곤란(66.6%), 거래관계 유지(53.3%), 소송비용 지출(46.7%) 등으로 나타났다.

솜방망이 처벌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위탁기업의 불공정행위를 확인해도 권고하는 수준에 그쳤다.

위탁기업은 개선요구를 이행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중소기업계는 강력한 행정조치 필요를 요구해 왔다.

중소기업계가 행정조치 강화를 주문한데는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역량 수준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2018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역량점수는 60~70% 수준으로 파악된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기술보호 역량이 낮았다. 종업원 9인 미만 기업의 기술보호 역량점수는 평균 44.9점에 불과했다. 종업원 9인 미만은 38.9점, 매출액 10억원 미만은 39.8점였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이 순간에도 수많은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들은 밤새워 가며 만든 기술을 빼앗길까봐 불안해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마음 놓고 기술개발과 기업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법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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