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큰 지원에 기업 · 증시 반색

3월 말 경색 시작인데 4월 초 본격집행

금융당국이 대규모 금융시장안정화 방안을 발표하자 시장은 급등세로 화답했다. 당초 예상보다 지원 규모 및 대상이 확대된 점이 기업의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속도다. 얼마나 빠르게 기업과 금융시장에 집행되느냐가 시장안정화의 관건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선 신속한 자금 집행이 급선무라며 속도감 있는 정책집행을 요구했다.

25일 코스피는 전날에 이어 급등세로 출발했다. 코스피는 이날 58.22p(3.62%) 오른 1668.19로 출발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또한 15.92p(3.31%) 오른 496.32로 개장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8.6% 급등했다.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하며 채권 값이 상승했다. 투신권에서 1조719억원 규모의 코스피 선물 매수세가 유입됐다.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시각이 일부 긍정적으로 선회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9원 하락한 달러당 1235.7원으로 시작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0.3원 내린 달러당 1229.3원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체 자금 규모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100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책은 지난 주 제시됐던 규모에 비해 두 배나 늘어 기업들의 유동성 위험, 투자심리 불안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는 얼마나 자금이 신속하게 집행되느냐에 달려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불난 집의 입구부터 불을 꺼야 소방관이 진입해 화재진압에 성공할 수 있다”며 “향후 유동성 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자금 집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장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현재 나온 채권안정펀드 자금 집행 일정은 4월 초부터 본격 매입을 시작하는 것인데 3월 말 만기 자금도 일부 경색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지원일정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의 이번 정책이 현재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연구원은 “기업들의 일시적 신용경색은 해소할 수 있겠지만 급격히 떨어진 기업들의 체력저하가 회복되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을 통한 정책적 지원에 인센티브가 거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은행의 취약한 자본 여력을 감안해 볼 때 지원금은 조기에 소진될 것”이라며 “무차별적으로 지원하게 되면 부실이 증가하면서 은행이 위기를 심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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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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