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대출 첫날 또 장사진 … 계속되는 코로나19 '줄 줄 줄'

"밥줄 끊길 처지에 가게 문 닫고 대출받는 줄까지 서야할 판입니다. 소상공인 대출 첫날 한꺼번에 사람들이 몰려 서류접수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여행업을 하는 A씨는 "올들어 매출이 줄어든 게 아니라 예약취소 환불로 아예 없는 상태"라며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 같아 추가 대출을 받을 생각이었는데 접수도 못한 상태에서 정부 지원예산이 소진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12조원으로 증액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출이 시작된 첫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각 센터에는 대출을 받으려는 소상공인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전국이 비슷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는 더 심각하다. 첫날인 25일 오전 북구 침산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북부센터에는 1000여명이 줄을 섰다. 새벽부터 나와 번호표를 기다리다 오전 8시쯤 번호표 배부가 시작됐는데 40여분 뒤 800명까지만 당일 상담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나오자 나머지 수백명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건물 2층에 있는 센터 내부와 계단은 물론 건물 밖까지 줄서기 행렬이 이어졌다.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마스크로 국민들 줄을 세웠는데 이제는 생계위협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1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는 줄도 이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코로나19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사업장은 1만8661개다. 지난해 연간 실적(1514개) 12배에 달한다. 80%에 육박하는 사업체들이 10명 미만 영세사업장이다. 정부는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휴업이나 휴직을 실시하는 기업에 최대 6개월 동안 휴업·휴직수당을 지원한다.

지역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에게 소액대출 보증서를 발급하는 신보재단도 붐비긴 마찬가지다. 대구신보재단은 하루 평균 400건을 접수, 대기물량까지 하루 450건을 처리해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3월 초 1~2개월 정도 걸리던 발급시간이 3~4주정도로 줄었는데 업무처리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신보재단은 군병력까지 지원받았다.

4월에는 동주민센터도 북새통을 이룰 전망이다. 3000억원에 이르는 긴급생계자금을 이르면 다음달 10일이나 16일부터 지급할 방침이라서다. 지원대상이 46만가구 108만여명으로 전체 인구 절반가량이다. 긴급생계비도 대구시내 139개 행정복지센터로 지급될 가능성이 높아 4월 16일 전후로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대구은행측에 다음달 16일부터 긴급생계비 지원업무에 필요한 인력 139명을 파견하고 주말과 휴일인 다음달 11일과 12일 대구지역 전체 영업점 영업을 요청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긴급생계비 지원시기를 16일로 잡은 것은 총선일과 겹칠 경우 대혼잡이 일어날 수 있고 일선 구·군 공무원들의 선거업무과중 등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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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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