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무슨 일 있어도 해고 막아야" … 경제학자들, 위기해법 제시

수백만개 일자리 증발위기

등록 : 2020-03-26 11:33:10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충격을 받아 비틀거리고 있다. 주식시장 급락에 이어 더욱 거대한 지각변동이 뒤따르고 있다. 기업들의 폐쇄로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전례가 없는 순간이다. 치명적인 감염병과 싸우는 와중에 갑작스런 경제침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 물리적 복지가 위기에 처했다. 당분간 출구를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과거의 경제침체 사례를 통해 의지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는 공략집도 없다. 이번 위기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공영방송 'NPR'은 25일 유력 경제학자 5명을 이메일로 인터뷰해 현재의 위기를 헤쳐갈 해법을 찾아 봤다.

메간 그린,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

정치권의 우선순위는 가장 취약한 부문에 가해질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노동자로 치면 시급제 비정규직, 기업으로 치면 중소기업이다.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 나누기'(work-sharing)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는 과거 경제침체에 직면한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된 바 있다. 고용주는 노동자를 해고하기보다 근무시간을 단축한다. 미국에서 그같은 노동자는 정부로부터 세제혜택을 받거나 상실한 임금을 일부 보상받기 위해 실업급여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일자리 나누기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인다. 때문에 위기가 잦아들 때까지 사업을 지속할 여지가 생긴다. 경제회복이 시작될 때, 새로운 인력을 뽑아 직무교육을 시키는 노력을 들일 필요 없이 재빨리 흐름을 탈 수 있다.

페니 골드버그, 예일대 경제학 교수전직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거대한 자원을 보건복지 부문으로 옮겨야 한다. 마스크와 소독제, 의료용 알코올, 인공호흡기, 환기시설 등의 공급을 늘리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을 활용할 수 있다. 현 상황을 경제위기가 아닌, 전쟁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 민영건강보험에서 환자들에게 부여하는 각종 공제금, 본인 부담금, 기타 의료비를 보류해야 한다. 의료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이들은 비용 납부 능력과 무관하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집세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퇴거시키는 일을 막아야 한다. 주택 압류를 막아야 한다. 파산절차를 미뤄야 한다.

모든 이들에게 1200달러를 주는 건 좋은 정책이다. 만약 시급한 이들을 골라 정말하게 시행된다면, 더욱 좋다. 하지만 하루 빨리 시행하는 것이 정확히 시행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해고는 막아야 한다. 가능한 모든 기업에서 해고가 아닌, 시간제 일자리 또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전환해야 한다. 만약 기업이 노동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형편이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고용명부에서 빼는 건 안된다. 직장에 이름을 올리는 건, 설령 실질적이 아니라 해도 노동자에게 절실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우리는 함께 한다'는 인식을 부여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경기침체뿐 아니라 사회의 질서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겪게 될 것이다. 비상시국엔 비상조치가 필요한 법이다.

정부는 이런 조치를 넘어 '위기가 끝나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확신을 단호하고 침착하게 전달해야 한다. 위기 이후 공세적인 재정부양책은 필수다.

타일러 코웬, 조지메이슨대 경제학 교수

관료적 장벽이 코로나19와의 싸움을 방해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료적 규제장벽 때문에 전면적인 코로나19 진단 능력을 개발하지 못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기타 기관의 관료적 규제장벽 때문에 마스크를 미리 대량으로 준비하기 어려웠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정 역시 수많은 규제장벽에 부닥칠 것이다. 많은 의료장비 수입은 고율 관세 등 난관에 부닥칠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응은 관료제 때문에 지장을 받는다.

각 대학의 기관 검토 역시 수많은 연구자들이 적절한 방식으로 코로나19를 연구하는 데 어려움을 끼친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지속가능개발 교수

미국 경제는 중요한 공공의료 조치가 가동될 때까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봉쇄는 최소 수주 간 지속될 것이고, 이후 서서히 풀릴 것이다.

봉쇄국면을 탈출하려면 진단 규모를 빠르게 늘려 감염경로를 추적해야 한다. 의료진은 코로나19 감염의 폭증에 대비해야 한다.

긴급하고 즉각 이용가능한 연방정부의 자금이 각 주와 도시의 보건의료 부문에 제공돼야 한다. 봉쇄를 사회적으로 지지하기 위한 곳에 투입돼야 한다. 보건의료·사회적 노동자, 보호장구, 격리지역 등이다.

실업수당이나 세금감면 등 노동자 해고를 막기 위한 조치를 확대해야 한다. 대부분의 재정은 빚을 끌어다 써야 할 것이다.

기타 고피너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부의 지원은 코로나19에 따른 통제 조치로 가장 직접적 피해를 보는 노동자들에게 제공돼야 한다. 정부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을 우선순위에 올려야 한다.

식당, 운수송, 접객업 부문 노동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보다 많은 이들이 해고되거나 무급 휴가를 가야 한다. 그런 노동자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소득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는 그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정부의 선별적 지원은 현금 소득이전, 세제감면, 실업수당 확대 등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 실업수당 자격 역시 확대돼야 한다. 수당 지급 기간과 지원액 역시 늘려야 한다.

["'코로나19(COVID-19)' 비상" 연재기사]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twit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