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 전남도 농축산식품국장

국민의 밥상을 책임질 뿐 아니라 농촌공동체 유지와 다양한 생명체 간 조화 등 중요한 역할을 해온 우리 농업에 대해 많은 미래학자들이 주목한다. 머지않아 농업이 부를 쌓는 원천이 되고 농촌으로 젊은세대가 몰려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원초적이라 할 농업에 주목하라는 말이 낯선 건 사실이다. 침체기에 빠져 있는 농업이 정말 번영의 흐름을 탈 수 있을까. 해답은 대한민국 대표 농도인 전남에서 찾을 수 있다.

전남은 예부터 넓은 대지, 온화한 기후,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식량 공급기지 역할을 해왔다. 먹을거리가 풍족해 어딜 가나 북적이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치던 곳이었다.

친환경·스마트화·지속가능한 농업

하지만 산업화 이후 달라졌다. 산업화 과정은 농촌의 젊은이를 도시로 떠나게 만들었다. 그 사이 농업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그렇게 한때의 영광을 간직한 역사 속 유물처럼 남을 것 같았던 전남 농업이 다시 세상을 향해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전남도는 우선 친환경농업 1번지로서의 위상을 높여왔다.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에게 친환경농산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남도는 청정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전국 최대의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을 일궈내 이에 부응했다.

쌀 중심이던 친환경인증 품목을 과수와 채소까지 다양화했고, 유기농업을 체험·관광과 연계하는 등 생활 속에서 친환경농업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스마트형 축사, 동물복지형 녹색 축산농장 등 환경친화형 축산 조성에서 앞장서고 있다.

농업의 스마트화도 진행 중이다. 농촌인구가 줄면서 노동력을 덜 쓰고도 생산성과 품질 향상이 가능한 새로운 영농방식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대안이 바로 농업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기술(AI)을 융합시킨 스마트 팜이다.

전남도는 고흥에 청년창업 지원과 수출 중심의 유통시스템을 갖춘 33.3㏊ 규모의 스마트 팜 혁신밸리를 조성한다.

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한반도의 농산물 재배 지도를 바꿨다. 전남도 기후도 아열대로 바뀌면서 아열대 작물이 새로운 소득원이 됐다. 전남도는 2022년까지 신 소득 유망 아열대작물 실증센터를 조성해 국내 기후에 맞는 작물을 연구·보급해나갈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전남에 관심 많아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을 위해서도 한 걸음씩 나아가는 중이다. 식량공급 환경보전 식량안보 등 공익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농업은 인류와 영원히 함께 가야 할 산업이다. 농업이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농업인의 경영기반이 탄탄해야 한다.

전남도는 전국 최초로 농어민 공익수당 지급, 농산물 가격 및 수급안정 지원, 로컬 푸드 직매장 개설 등 농산물 판로 확보, 여성친화형 다목적 소형 전기운반차 지원,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 사업 등을 통해 농촌에 활기가 돌도록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과 변화가 좋은 성과로 이어진다. 전남도 내 억대 고소득 농가는 지난해 5100여가구까지 늘었다. 매년 4만여명의 귀농 및 귀촌인이 전남으로 오고 있다. 전남 농수산식품은 지난해 4억5000만달러라는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처럼 ‘생명의 땅 으뜸 전남’에서 농업의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청정지역 전남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인류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청정지역인 전남이 훗날 세계 미래농업의 모델로 우뚝 서는 날을 위해 전남도가 온 힘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