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산업연구원/알에이치코리아/1만8000원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미래소비자가 뜨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경제활동으로 공급과 소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세계적인 회계·컨설팅 기업인 EY한영 산업연구원은 '수퍼플루이드' 시대의 달라진 소비자들을 연구했다. 수퍼플루이드란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연결되는 환경을 뜻하며 이전 소비자와 완전히 다른 특징과 성격을 가진 소비자 집단을 수퍼컨슈머로 제시한다.

수퍼컨슈머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블록체인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마트한 생활을 추구하는 소비자다. 이들은 AI의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IOT 및 생체 센서의 범용성과 커넥티비티, 블록체인의 보안성과 투명성 등의 최신 디지털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공급자 중심의 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놨다. 이전과는 전혀 다르고 새로운 소비행태를 보이며, 비대면(언택트)과 인공지능(AI), 경험과 공유를 중시한다.

미래소비자는 직접 상품 및 서비스를 탐색하고 목적, 필요성, 브랜드, 스펙 등의 조건들을 본인이 판단하고 결제까지 자동으로 진행한다. AI의 도움을 받는 소비자는 강력한 정보력과 판단력을 통해 효율성이 극대화 된 소비를 하게 되고 이들은 '소유'가 아니라 '경험'을 중시한다. 또 기성품이 아닌 자신에게 맞춰진 맞춤형 큐레이션을 요구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데이터 가치를 중시해 이를 새로운 거래 수단으로 활용한다. 로봇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소비자는 전문직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진정한 '디지털 유목민(노마드)'이 된다.

이런 시대 기업들은 어떤 대응전략을 세워야 할까? EY한영은 소비자들의 행동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대응전략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수퍼컨슈머의 특성에 맞춰 초개인화 맞춤형 솔루션을 도입하고, 경쟁업체와 전격적으로 협력하며, 공유경제, 구독경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마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물건을 사기도 전에 배송을 하는 '예측 배송'을 도입하고 넷플릭스는 신작 영화를 극장과 동시에 안방에서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전통적인 기업들은 태생부터 디지털인 수퍼컨슈머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선택해야 하는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등장할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경쟁에서 비로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일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편적인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개별 소비자와 일대일로 연결해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대전환의 시대다. 앞으로 10년간 인류는 지난 1000년보다 더 큰 격변을 경험하게 된다. 이제 기업의 운명은 수퍼컨슈머를 이해하고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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