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등 16개 글로벌 기관투자자 한목소리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한국전력공사(한전)가 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에 투자하려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27일 한전의 주주총회에 맞춰, 글로벌 투자 은행인 UBS를 포함해 총합산 운용 자산규모(AUM)가 미화 5조8600억달러(약 7178조원)에 이르는 16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 투자 계획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이들은 해외 석탄발전 금융 지원 계획이 한전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대한 초기 성과는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국제 사회의 노력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한전이 추진 중인 해외 신규 석탄발전 사업 프로젝트는 베트남 붕앙2, 인도네시아 자바 9·10, 필리핀 팡가시난 등이다.

한전은 화석 연료를 통한 전력 생산과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로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사들이 모여 세계 100대 온실가스 배출 기업을 뽑아 탄소 배출 감축을 압박하는 '기후행동 100+'(Climate Action 100+) 프로젝트 대상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번 성명서에 참여한 4곳의 투자기관들은 기후행동 100+에서 한전에 대한 기업 관여(engagement) 활동을 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한전과 같은 한국 기업들이 신규 석탄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시장에서는 탄소 배출은 경쟁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로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예측이 늘면서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해리 애쉬만(Harry Ashman) 영국성공회 재무위원회 기업 관여 담당 분석관은 "해외 석탄 프로젝트에 대한 한전의 지속적인 투자는 해당 지역의 여러 국가에 많은 양의 배출 가스나 경제적으로 위험한 기반 시설 등의 문제를 떠안게 만든다"며 "한전 최대 주주로서 한국 정부는 파리기후협정에 위배되는 이러한 계획들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는 다른 OECD 국가들과 같이 기후대응 목표를 높여야 하며, 국가 전력 공급자인 한전과 함께 한국이 국제적 약속을 지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레리아 피아니(Valeria Piani) UBS 전략 기업 관여팀 총괄은 "기후변화로 인한 물리적인, 또한 전환에 대한 위험에 노출된 글로벌 투자 기관들은 아시아 기업들의 지속적인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금융 제공을 우려하고 있다"며 "한전과 같은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청정 솔루션에 투자하는 기회를 잡고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노력과 배치되는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데 아시아에서 선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아시아 투자자 그룹(AIGCC)이 조직했다. AIGCC는 아시아 자산가들과 금융기관에 기후변화에 관한 위험과 저탄소 투자 기회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AIGCC는 아시아에서 기후행동 100+ 활동을 지원 중이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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