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 9632명 대상 설문조사

'정규수업 대체가능' 10%

정부가 오는 4월 6일로 예정된 초·중·고교 개학을 4월 9일로 연기하고 등교개학이 아닌 순차적으로 온라인개학을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고교 교사의 90%가 '온라인 개학'에 부정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89%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대학입시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지난 27~29일 전국 고교 교사 9732명을 대상으로 긴급 모바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정대로 4월 6일 '등교개학'에 찬성하는 교사가 23.2%에 그쳤다고 30일 밝혔다(95% 신뢰수준에서 ±1.01%). 55.2%가 ' 개학 연기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온라인 개학'에는 21.6%가 찬성했다.

하지만 '온라인 개학'에도 90%가 부정적 의견을 갖고 있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것처럼 '온라인 수업으로 정규수업 대체가 가능하다'는 답변이 9.6%에 불과했다. '학사·입시 일정상 불가피하지만 정규수업 대체는 어렵다'는 응답이 45.7%로 가장 많았다. '온라인 개학' 자체를 반대하는 교원이 44.7%에 달했다.

교총은 "온라인 개학은, 현재 온라인 수업체제가 갖춰져 있지 못할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학습격차를 유발할 수 있다"라며 "특히 농산어촌,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와 장애학생 등 온라인 격차가 뻔한 상황에서 이를 정규수업으로 인정하는 데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수능과 대학입시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은 88.6%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1~2주 연기해야 한다'는 응답이 4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3주 이상 연기하고 내년에 한해 대학 입학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응답도 38.8%에 달했다. 반면 '기존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은 9.7%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교총은 개학이 이미 5주나 미뤄지면서 고3 수험생의 입시 준비시간이 부족하고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학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학교는 지역사회 감염이 통제 수준으로 낮아지고 일정 기간 안정화된 후 개학할 필요가 있다"며 "학생들의 학습과 생활지도에서 소외와 격차가 없도록 농산어촌,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 자녀와 장애학생 등에 대한 촘촘한 대책과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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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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