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모든 이슈 빨아들여

정권심판론 안 먹혀 ‘야풍’ 잠잠

코로나19 사태가 4.15 총선 초반 판세를 여권에 유리하도록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데다, 정권심판론이 먹히지 않도록 만든 것이다. 하지만 총선이 막바지로 갈수록 ‘숨은 야당표’가 결집하면서 판세는 초접전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게 야권의 기대다. 역대총선 결과에 근거한 얘기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총선은 초반 판세를 ‘여권 우위’로 만들었다.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유권자들이 코로나19 외의 이슈에 대해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 평소 총선 같으면 벌써부터 이슈가 됐을 정치적 어젠다나 대형 정책이 부각되지 않는다. 결국 선거는 조직과 인지도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여당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비교적 호평 받는 것도 판세에 영향을 준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높은 점수는 주는 유권자들은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호응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야당 바람’이 불기 어려운 상황인 것. 역대 총선에서 수도권은 ‘야당 바람’을 통해 판세가 흔들리곤 했다.

통합당이 ‘사천 논란’ ‘비례공천 논란’을 통해 비판을 자초한 대목도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과 중도층이 야당에 대해 여전히 냉랭하다. 야권 텃밭인 TK와 PK는 무소속 출마로 분열 걱정까지 더해졌다.

다만 여야 모두 초반 판세가 굳어질 것으로 보지는 않는 분위기다. ‘숨은 야당표’가 변수로 꼽힌다. 미래한국당 염동열 총괄선대본부장은 31일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지지층은 자신의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며 “4월 15일 투표장을 향하는 ‘숨은 야당표’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20대 총선 직전 여론조사(한국갤럽, 4월 11~12일, 1000명,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새누리당(37%)이 민주당(20%)을 앞섰지만 실제 총선은 민주당이 승리했다. 다른 야권인사는 “여당은 지지층이 최대한 결집했지만 (여론조사에서) 50%를 넘기는 후보가 거의 없다”며 “부동층 상당수가 야당후보로 쏠리는 전례에 비춰보면 결국 수도권은 초접전으로 흐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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