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 (사)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필요한 가전제품을 할인가격으로 구입하면서 전기요금도 절약하고 경제활력도 높이는 세가지 토끼를 잡을 방법이 있다. 바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을 활용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고효율 에너지제품의 생산·유통·판매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순환형 사회구축을 목표로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에 대한 환급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 필수 생활가전 제품을 구매하면 구매가의 10%를 환급해준다. 해당 제품을 이미 할인받아 구입했더라도 상관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일석삼조다.

전기요금 절약하고 비용 아끼고

물론 할인해준다고 해서 불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까닭은 없다. 하지만 냉장고나 전기밥솥처럼 매일 사용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이 낮아 더 비싼 전기요금을 내거나,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처럼 미세먼지나 혹서기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전제품을 구입하려면 바로 지금이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얼어붙고 있을 때 새로운 소비를 독려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어차피 사야 할 제품이고 또 여력이 된다면 오히려 모든 게 정지되어버린 요즘에 지갑을 여는 것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정부는 소비자가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디자인 성능 가격과 함께 에너지효율을 또 하나의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삼는 소비문화 확산을 위해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제도를 도입했다. 기업에게 고효율제품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독려한다는 측면도 있다. 시장에서는 소비자 필요와 트렌드에 따른 생산활동을 통해 에너지수요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나갈 수 있다.

산업부는 지난해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시행 결과 총 19만여건에 대해 약 240억원의 환급신청을 받았고, 재원소진으로 사업이 조기 마감되었다고 밝혔다. 높은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김치냉장고 전기밥솥 냉장고 순이었다.

산업부, 1500억원 환급예산 배정

산업부는 올해도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에 15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특히 개인한도액을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상향하고, 환급대상 품목도 기존 7개에서 10개로 확대했다. 소비자는 3월 23일부터 구매한 제품에 대해 환급받을 수 있다. 고효율 가전제품을 쓰면 4인 기준 약 1만6000가구의 전력사용량에 해당하는 연간 약 60GWh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소비자가 주도하는 쪽으로 흘러가는 게 일반적이다. 소비자가 고효율 에너지등급 제품을 선택하면 기업들도 고효율 에너지등급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동력을 제공한다.

기업과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이 곧 우리 에너지 안보를 지켜줄 보루라고 본다. 으뜸효율 가전제품 환급사업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소비자가 합리적이고 똑똑한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만들고, 기업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기회를 줄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가전기기산업이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고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려 글로벌시장을 선도해나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