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 정치인 김정기씨 출간

청년할당제 20∼30대 공천

여남동수공천제 여성 발탁

정치권은 선거만 닥치면 앞다퉈 "여성을 많이 공천하겠다" "청년을 중용하겠다"고 떠벌인다. 하지만 4.15 총선 공천에서도 이같은 약속은 공염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역구 후보 가운데 여성은 12.6%에 그쳤다. 통합당도 10.9%에 머물렀다. 20∼30대 청년은 더 휘귀하다. 민주당 2.8%, 통합당 5.2%에 불과하다. 4.15 총선에서 이들이 전부 당선된다고 해도 '늙은 남자'로 가득찬 국회의 모습은 별반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적 386 정치인인 김정기 전 민주평화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출간한 '양성평등·세대평등-한국정치, 김지영 세대가 온다'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늙은 남자'로 가득찬 국회를 '여성'과 '청년'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대변인을 거쳐 정치권에서 활동해왔다.

김 전 부원장이 책 제목에서 언급한 김지영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베스트셀러에서 따왔다. 여성과 청년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김 전 부원장은 "한국정치는 여성과 청년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30대 청년이 전체인구의 35.6%지만 청년 국회의원은 단 1명, 세계 꼴찌 ▲20대 국회의원 평균연령 59.4세로 역대 최고령, 대한민국 국민 평균연령은 40.8세 ▲여성 국회의원 전체의 17% 불과, 세계 121위 수준 ▲지역구 평균 선거비용 1억 8200만원 '쩐의 정치'로 청년정치가 불가능하다고 열거했다.

김 전 부원장은 국회에 '여성'과 '청년'을 더 넣기 위해 국회의원 청년할당제와 여남동수 공천제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은 "덴마크(41.3%)와 우크라이나(41.2%), 핀란드(36.0%) 노르웨이(34.9%), 스웨덴(34.1%), 이탈리아(32.8%)가 전체 인구대비 국회의원 청년할당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청년정치'를 위해 ▲득표율 관계없이 선거비용 전액보전 ▲상시 선거운동 허용 ▲후원금 모금과 제한 폐지도 제안했다.

김 전 부원장은 "국민의 절반인 여성은 당연히 국회와 지방의회에서 절반의 의석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며 여남동수 공천제도 제안했다. 여남동수 공천제를 통해 핀란드(41.5%), 스페인(41.1%), 노르웨이(40.8%), 뉴질랜드(40.0%), 프랑스 (39.7%) 등은 높은 여성의원 비율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남녀 2인1조 입후보제'를 세계 최초로 도입해 2015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여성의원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고 한다.

김 전 부원장은 세계정치를 주름 잡고 있는 '세계의 김지영'을 부러워한다. ▲로마 역사 2700년만에 첫 여성시장이자 최연소시장인 비르지니아 라지(37) ▲2017년 12월 만 31세 나이로 취임한 세계 최연소 총리,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 ▲30대 여성인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36) 총리를 대표사례로 꼽았다. 김 전 부원장장은 "우리도 김지영 장관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여성 국방부장관과 30대 정보통신부장관, 출산육아휴직 장관, 30대 청년 일자리·주택장관, 10·20대 교육부장관을 '김지영 장관'으로 꼽았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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