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평균가동률 70%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지수가 두달 연속 급하게 추락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번 달 전산업의 업황 BSI는 2월에 비해 9p 떨어진 54를 나타냈다. 1월에 비해 11p 떨어진 2월보다 하락폭은 줄었지만 두달 동안 20p가 떨어져 기업의 체감경기가 급속하게 사그라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달 BSI 수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경기실사지수란 기업이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지표이다. 설문을 통해 부정적이라고 답한 곳이 긍정적이라고 본 업체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지수가 전달에 비해 9p 떨어진 56으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업황지수는 무려 15p 폭락한 41을 기록했다. 운송장비와 반도체 설비 수주가 줄어 기타기계·장비 업종(52)도 16p 급락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비제조업(53)의 업황지수는 11p 떨어져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소비가 급감하면서 도소매업(45) 체감경기는 14p 급락했다. 이밖에 숙박업과 스포츠·여가 업종, 운수·창고업 심리도 모두 악화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 전산업 업황전망지수는 16p 급락한 53으로 2009년 2월(53)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심리지수에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쳐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23.5p 급락한 63.7을 나타냈다. 2009년 1월(62.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가 30일 발표한 '2020년 4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4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중소기업건강도지수)는 60.6으로 전달에 비해 17.9p, 전년 동기에 비해 25.1p 하락했다. 경기전망지수는 응답 내용을 5점 척도로 세분화하고, 각 빈도에 가중치를 곱해 산출한 지수다. 지수가 100이 안되면 부정적 답변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4월 경기전망지수 60.6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69.1%) 이후 가장 낮다. 2014년 2월 전산업 통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제조업은 전달보다 8.0p 하락한 71.6으로 2009년 3월(70.5)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비제조업 역시 서비스업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달에 비해 22.9p 하락한 55.0로 나타났다.

중소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은 69.6%로, 전달과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0%p, 2.8%p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8월(69.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기중앙회는 "지속된 경기부진에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와 수출 부진이 중첩되면서 중소기업 체감경기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만호 김형수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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