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들 '우세' 지역 찾기 힘들어

"조사와 실제 결과는 다르다"지만 불안감

혼자만의 골목선거 벗어나 단일대오 필요성

PK(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21대 총선을 향한 길이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불리며 PK 선거를 책임지는 김영춘·김두관 두 의원도 박빙 혹은 열세일 정도로 최근 각종 여론지표들은 아슬아슬 혹은 위태위태함을 반영하고 있다. 자기 선거만 바쁜 골목정치에 빠져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 이는 상황이 되자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영춘 의원과 김두관 의원, 이상헌 의원이 내달 1일 양산시청에서 만난다. PK 총선 대책을 위해서는 처음 만나는 자리다. 지난해 12월 중앙당 특별위원회로 지정돼 출범한 메가시티 비전위원회에서 PK 공통의 목소리를 낼 현안 논의를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는 부울경광역경제권에 대한 공약 발표 뿐 아니라 PK 총선에서 후보들간 공동대응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 발족 | 24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4.15 총선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인 김영춘·전재수·배재정 예비후보 등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 관계자는 "최근 PK 총선 분위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부산과 울산, 경남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이 모여 상황 타개책 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범여권 고전 분위기 = 총선을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에 발표되는 여론조사 지표는 위기감을 반영한다.

부산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25일과 26일 PK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범진보 현역의원들이 우세라고 할 만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경력 강조하는 김두관 |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경남·울산 선대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총선 출마 후보자들이 16일 오후 경남 창원시 의창구 당사에서 열린 '2020 총선후보자 필승결의대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부산 대표 주자인 김영춘 의원은 부산진갑에서 32.9%를 받아 통합당 서병수 후보에 8.2%p 밀린다. 해운대을에서 윤준호 의원(39.3%) 역시 통합당 김미애 후보(41.8%)와 2.5%p차다. 연제구에서도 현역인 김해영 의원(36.6%)보다 통합당 이주환 후보(45.1%)가 우세를 보였다. 박재호 후보(45.4%)와 미래통합당 이언주 후보(44.0%)는 초박빙이다.

PK 최대 승부처로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변한 것으로 믿었던 낙동강벨트도 위기감이 느껴진다. 이긴다고 해도 초박빙 혹은 오차범위 주변이다.

사하갑의 최인호 의원은 42.4%를 받았고 통합당 김척수 후보는 43.8%였다. 양산을에서 김두관 의원(41.2%)과 양산시장을 지낸 통합당 나동연 후보(40.3%) 지지율 차는 불과 0.9%P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김해을도 김정호 의원이 여유있게 앞선다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4번째 맞수 대결인 북강서갑에서는 전재수 의원이 48.3%로, 41.3%의 통합당 박민식 후보에게 7.0%P 차 우세를 보였다.

창원성산에서는 정의당 여영국 의원(19.8%)은 민주당 이흥석 후보(19.6%)와 갈라지며 통합당 강기윤 후보 46.2%에 뒤처진다.

◆자기만의 선거 벗어나기 시급 = 애써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불안감은 버리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이 전 지역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중앙선관위 안심번호 조사에서도 고전하는 의원이 여럿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PK 총선은 단일한 구호가 사라진 것도 특징이다. 예전처럼 신공항 이슈가 사라지면서 더 확연해졌다. 전선이 불명확해 유권자들의 선택지를 알기가 더 어려워 진 것인데 민주당도 통합당도 약점이 있다보니 신공항은 침묵 모드다.

총선 공약도 대동소이하다. 여도 야도 지역공약에만 앞다퉈 매진 중이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주요 공약들 50% 이상이 서로 겹친다"며 "경쟁하듯 개발공약에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그나마 조국사태 이후 회복세에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세계적 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응능력이 돋보이게 됐다는 것.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데도 코로나19 대응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춘 의원은 "20대 총선도 계속 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며 "하나의 수치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원칙대로 가겠다"고 밝혔다.

강철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대표는 "여론조사라는 게 현재의 수치가 중요한게 아니라 추세반영이 중요하다"며 "통합당도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반전의 여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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