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 주호영 접전

'큰 정치' 대 '정권 심판론'

'대구·경북 정치 1번지' 대구 수성구갑은 전·현 정부의 장관 출신인 4선의 중진 정치인들이 정치생명을 걸고 맞붙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문재인정부 행정안전부 장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는 이명박정부 특임장관을 지냈다. 김 후보가 승리하면 영남 범진보 대선주자로 도약할 수 있다. 주 의원이 이길 경우 TK 맹주급 위상을 획득하게 된다. 반대로 낙선하는 쪽은 누구든 정치생명에 치명상이 불가피하다.

지역 현역인 김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62.30%로 압도한 '민주당 돌풍'의 주인공이다. 이곳에서 3선을 내리 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당시 '공천파동'의 주인공으로 떠올랐고 한때 대선후보급이었던 김문수 후보는 이후 존재감이 급격히 약화됐다.

2017년 6월 당시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오른쪽)이 국회 바른정당 당대표실을 찾아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주 후보는 원래 지역구였던 수성구을에서 김 후보 대항마로 긴급투입됐다. 20대 공천 파동 속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생환했다.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판세는 '박빙'이다. 지난 선거결과를 기준으로 보면 김 후보의 세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층의 주 후보 지지세가 거세다. 3년간 쌓인 '정부심판론'이 만만찮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장 격차가 큰 것은 지역 언론 여론조사다.

매일신문·TBC 의뢰로 소셜데이타리서치가 28~29일 수성갑 성인 10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39.2%, 주 후보는 49.4%를 각각 얻었다. 차이가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출마한 이진훈 무소속 후보는 5.7%, 곽성문 친박신당후보는 1.6%였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역 거주 성인 502명을 상대로 28~2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주 후보가 44%, 김 후보가 40.1%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반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적 투표층에서는 주 후보가 50.7%를 기록해 김 후보(38.8%)를 앞섰다.

앞서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역 거주 성인 510명을 대상으로 28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김 후보(41.3%)가 주 후보(38.3%)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서도 적극적 투표층(전체 응답자의 77.1%)에서는 김 후보 41.0%, 주 후보 43.4%로 오차범위 내에서 뒤집혔다.(각 여론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는 "더 큰 정치를 위해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며 "총선 승리를 통해 지역주의 정치와 진영정치를 넘어 정치개혁의 큰 길로 당당하게 나가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주 후보는 정권 심판론으로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주 후보는 "이번 총선은 문재인정권의 독재사회주의 노선을 청산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택하는 국가노선을 결정하는 대한민국 노선 싸움"이라고 밝혔다.

한편 통합당에서 탈당한 무소속 이진훈 후보는 "사천과 막장으로 진행된 잘못된 공천의 꼼수 정치와 흙탕물 정치를 청산하겠다"며 통합당 공천심판론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구 최세호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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