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폄훼' 사과 관심

"정략적 접근 버려야"

미래통합당이 오는 18일 광주를 찾는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부친상을 치른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 이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지도부 인사들은 광주행 기차표를 끊어뒀다. 장제원 의원, 김웅 당선인을 비롯해 천하람·김재섭 전 후보, 조성은 전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등도 개별적으로 광주를 방문한다.

보수정당의 광주행은 드문 일이 아니지만 갈 때 마다 '화제'가 된다. 보수정치권의 5.18 인식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에는 총선참패 후 첫 방문이라 관심을 끈다.

통합당은 지난 1년간 광주시민들의 가슴에 하나하나 '대못'을 박아 왔다. 그 결과 총선에서 호남지역 28곳 중 12곳에만 후보를 냈고, 몰패했다.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현 통합당) 소속이었던 김진태 의원은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해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종명·김순례 의원은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이 만들어져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한국당의 조치는 상식 밖이었다. '제명' 처분을 받았던 이 의원은 올해 2월 통합당의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징계를 유예받고 그해 전당대회에 출마해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통합당은 총선 과정에서도 "광주는 민주화의 성지라는 미명 아래 비극을 기리는 제사가 마치 본업처럼 되었다"고 주장하는 후보를 광주 지역구에 출마시켰다.

보수통합과 혁신을 내세웠던 황교안 전 대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는 지난해 2월 한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민주화운동"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유공자 명단) 안에 5.18에 기여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있다"며 검증 필요성을 제기하는가 하면 올해 종로 유세 도중에는 5.18을 "무슨 사태"라고 지칭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중도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통합당에 올해 5.18은 첫 번째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대 보수정치세력들은 선거 때만 되면 광주를 찾으면서도 '어차피 표 못 받을 곳'이라는 인식 속에서 기존 지지층 결집에 골몰하는 악순환을 반복했다"며 "5.18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않고 정략적으로만 접근하면 앞으로도 영남당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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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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