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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민주당, 21대 국회 앞두고 '검찰과의 전쟁' 선포

김태년 원내대표 "한명숙 사법농단 피해자" 언급

"검찰 정치개입, 오래 지적한 검찰개혁 과제"

윤미향 조사·공수처출범 앞 힘겨루기 예상

등록 : 2020-05-21 11:42:55

민주당이 다시 검찰에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한명숙 전 총리 재판결과에 대한 불복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일각에서는 검찰개혁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 재조사 등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 활동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검찰조사가 시작됐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도 눈앞에 두고 있어 검찰과의 힘겨루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여당 핵심관계자는 "원내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한 전 총리 재판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하고 강도 높게 말한 만큼 이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줬다"면서 "당장 액션플랜이 나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단순히 공론화로 끝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만호 씨의 옥중 비망록 내용'을 언급하면서 "모든 정황은 한명숙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수사와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면서 "이미 지나간 사건이니 이대로 넘어가야 되는가. 그래서는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고 말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그것이 검찰과 사법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와 검찰, 법원을 지목하며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한만호 비망록에 대한 검찰의 '한명숙 전 총리 재판에서 증거로 제출되어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며, 이를 정식 증거로 채택한 법원이 징역 2년의 유죄를 확정한바 새로울 것도 없고, 아무런 의혹도 없다'는 반응에 대해 "2018년 7월 31일 날 대법원 '사법행정권남용의혹관련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196쪽의 문건 중에서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대국회 전략'과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 전략' 문건에 이 해당 사건이 언급되어 있다"며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한명숙 의원의 정자법 위반 사건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그런데 만약에 무죄가 나오면 새누리당을 (상고법원 설치에 대해) 설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의 정치개입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던 검찰개혁의 과제"라며 "한만호 비망록을 둘러싼 의문은 바로 이 오랜 검찰개혁의 과제인 검찰의 정치개입과 연결되어있다"고도 했다. "한만호 비망록을 둘러싼 의문은 분명히 해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대 국회를 마무리 짓고 사실상 21대 국회 개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이 검찰개혁을 앞세운 것을 두고 사전 기선제압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21대 국회에 들어서자마자 첫 과제로 검찰개혁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이 다시 검찰과의 전쟁에 나선 것은 공수처법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수처 수사 관할 대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검찰진영이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공수처의 구성과 처장 선출을 앞두고 '공정성' '중립성' 등을 주장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직 국회법, 인사청문회법, 공수처장 후보 추천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 등을 개정하거나 제정하는 과정도 난제로 남아있어 여당과 검찰의 힘겨루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윤미향 당선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날 정의기억연대(정의연대)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는 등 전격적인 조사가 진행된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통합해 윤 당선인에 대한 거취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여당이 져야 하는 상황이다. 정의연대의 회계부정의혹과 윤 당선인의 횡령 등의 의혹이 검찰 손에 넘어갔다는 점이 여당에겐 부담이다. 검찰이 윤 당선인 고발사건 처리과정에서 '정치 검찰'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시민단체와 윤 당선인뿐만 아니라 여당과 진보진영을 동시에 겨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당 중진 의원은 "비방록 작성자가 없어 진실검증이 어렵고 재판이 이미 끝난 데다 재심신청 요건이 까다로워 실제 한명숙 전 총리 재판건을 다시 검증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며 "검찰에 대해서 사실상 선전포고나 경고를 통해 향후 검찰개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이해된다"고 봤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한 전 총리 재판문제에 여당이 공개입장을 내놓은 것은 비망록이 공개되고 언론에 의해 부각돼 나온 것으로 다른 사안과 엮여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연히 일정이 그렇게 맞은 것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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