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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 한미 '유통공룡' 코로나19 적응기]

'뛰는' 월마트 … '걷는' 이마트

코로나 확산 1분기 실적 '명암' … 수익성 온라인대응 배송속도 '실력 차' 뚜렷

등록 : 2020-05-22 11:10:12

'아직은 역부족.'

한국 이마트가 미국 월마트를 따라 잡기엔 실력차가 커 보인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올 1분기 성적만 봐도 그렇다.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나온다고 했던가.

월마트 1분기 실적은 '뜀박질' 했다. 이마트 실적은 크게 나쁘지 않은 정도다. 속도로 치면 천천히 걷는 수준이다. 코로나가 낳은 비대면 시대. 월마트는 흐름을 정확히 읽었고 대처도 빨랐다


이마트 역시 호기로 삼았다. 월마트는 매출과 수익 모두 잡았다. 이마트 매출도 늘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익성은 놓쳤다. 이마트와 월마트, 닮아 보이지만 다른 이유다. '한끗' 차이가 승부를 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초반이지만 한국 유통공룡 이마트의 코로나 대응은 절반의 성공이다. 미국 유통공룡 월마트를 따라가기엔 체력이 달려 보인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되고 월마트와 같이 국내에선 온라인 대표기업인 쿠팡이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쿠팡은 연간 50%대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지는데 이마트 등 국내 기존 유통사업자들 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월마트 코로나19 특수, 온라인 급성장 = 월마트 1분기 성적표는 화려하다. 전세계 매출은 1346억달러. 전년동기보다 9% 늘었다. 영업이익도 5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0억달러. 역시 4% 늘었다. 코로나19 타격을 거의 받지 않은 모양새다. 수치로 보면 그렇다.

미국시장 매출도 11% 늘어난 887억달러다. 영업이익은 4% 늘어난 43억달러다. 안팎으로 장사를 잘했다는 얘기다.

온라인 매출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식품 배송수요 증가에 힘입어 74%나 급증했다. 코로나19 '혜택'을 온몸으로 받은 셈이다.

2분기 이후도 나쁠것 같지 않다. 근거는 순발력 넘치는 월마트 행보에 있다.

외신과 유통가에 따르면 월마트는 'Walmart.com' 브랜드력 강화에 따라 'Jet.com'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인터넷쇼핑몰 'Walmart.com'이 워낙 잘나가다 보니 굳이 별도 인터넷쇼핑몰을 둘 필요가 없어졌다. 대신 'Jet.com' 인프라를 모두 흡수한 후 Walmart.com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식료품뿐 아니라 필수생활용품, 전자제품을 2시간 안에 배달해주는 특급배송 서비스(Express Delivery)도 시작했다.

이 연구원은 "비대면 문화 고착화로 온라인 식품 소비는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면서 "월마트는 시장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증시에서 월마트 주식을 매수추천 첫손에 꼽는 이유다.

1962년 샘 월튼이 창업한 월마트는 1970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래 매출액과 순이익이 줄어든 경우가 별로 없다.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승승장구 중이다. 전 세계 27개국 1만1500개 점포와 220만명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10개국에서 이커머스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도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인수하며 온라인 부문 체질을 바꾸고 있다. 'Next Day Delivery' 'In Home Delivery' 등 배송 서비스에서도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배송과 결합한 월마트 온라인부문은 성장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월마트, 잘될수 밖에 없다.

◆이마트, 시장 예상보다 낮은 '아쉬운' 실적 = 이마트(할인점 트레이더스 전문점) 1분기 실적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매출(별도기준)은 3조7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 줄었다. 증권가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성적이었다.

매출은 일단 늘었다. 월마트에 젼줘 나쁘지 않다.

수익성은 그러나 월마트에 크게 뒤쳐진다. 특히 주력인 할인점의 경우 매출이 2% 줄고 영업적자를 냈다. 트레이더스와 전문점의 선전으로 간신히 흑자를 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식료품 매출은 4% 성장했지만 비식품 매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면서 "점포 축소와 재고손실 등으로 코로나 혜택을 온전히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마트는 이 기간 할인점 전문점 등 점포 21개를 줄였다.

이마트는 내부사정으로 월마트처럼 '코노라19 특수'를 맘껏 누릴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다만, 인터넷 부문(SSG.COM 쓱닷컴)은 매출에서 선전했다. 1분기 쓱닷컴 매출액은 30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4%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적자는 계속됐다. 1분기 쓱닷컴 영업손실 규모는 197억원이었다. 전분기 362억원 적자보단 줄었지만 흑자전환을 기대하기엔 아직 무리다. 쓱닷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속 새벽배송 건수가 하루 1만5000건에서 2만건으로 늘어난 건 긍정적인 신호다. 쿠팡에 비해 뒤늦게 배송전쟁에 뛰어든 셈치고 빠른 성장세란 평가다.

안 연구원은 "이마트는 올해 코로나19 속 점포 축소 등 효율화를 가속화하며 식품판매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지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뛰는데 이마트는 조심조심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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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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