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시진핑 군사력 증강 몰두" … 트럼프, 한국 등 동맹협력 거론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새판짜기에 본격 돌입하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중국의 군사적 역량 확충을 '위협'으로 규정한 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서구 주도의 '다음 세기'를 준비해 나가는 과정에서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한국 등을 명시했다. 이는 미국이 코로나19 책임론을 고리로 경제와 군사, 인권 등 전방위적 분야에 걸쳐 중국과 신 냉전에 돌입한 가운데 동맹을 상대로 반중 전선 참여 압박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바로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주요 7개국(G7)을 대체할 주요 10개국(G10) 내지 11개국(G11) 체제를 언급하며 한국의 합류를 희망한데 이어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은 '서구 주도의 다음 세기'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대중 견제용 미국의 세계질서 새판짜기 시도가 가속화하고 있어 한국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G7정상회의 9월 추진 밝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를 참관한 뒤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초 다음달로 예정돼 있던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께로 연기하고 이때 한국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에어포스1 로이터=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질문에 "중국 공산당의 군사적 발전과 관련, 그것은 현실"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겨냥 "시 총서기는 그의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호칭도 바뀌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 행정부 인사들은 그동안 시 주석에 대해 'president'라는 호칭을 써왔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치달으면서 '공산당 총서기'를 뜻하는 'General Secretary'로 부르기 시작하는 등 직접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중국 공산당'(CCP) 이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구 주도의 민주 자유 진영과의 대비를 통해 '공산정권'의 본질을 부각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국방부는 이러한 위협을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우리의 국방부와 우리의 군, 우리의 국가안보 기관들은 우리가 미국 국민들을 보호할 수 있고, 정말로 우리가 인도, 호주, 한국, 일본, 브라질, 유럽 등 전 세계 우리의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시킬 것이라는 점을 나는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들 나라)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다음 세기도 계속해서 우리가 이곳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본보기로 한 서방(주도)의 세기가 되도록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거론한 동맹들 가운데 한국, 호주,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G7의 확대개편을 언급하면서 거론한 나라들이기도 하다.

그는 "오늘날의 중국공산당은 10년 전과는 다르다"며 현 중국공산당이 서구의 신념과 민주주의, 가치를 파괴하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미국 국민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따라서 나는 이것이 미국이 서구의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파트너들과 함께 해 나가야 할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동안 이 문제를 다루게될 것"이라며 공산주의 대 자유민주주의 진영 간 대결 구도를 부각, 반중 전선 구축을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미국은 중국공산당 독재정권으로부터 스스로 지켜낼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중국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책임론을 언급하면서 미국 행정부의 대응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가 중국 우한 연구소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가 누출돼 이번 대재앙을 겪고 있다는 우한 바이러스설까지 공개리에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과 WHO 등을 희생양으로 삼아 지지층 결집으로 재선에 도움을 받으려는 재선전략을 펴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일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4분의 3인 73%가 코로나 사태에 중국정부가 책임있다고 응답하고 있고, 트럼프 책임은 59%로 낮은데다가 공화당원 들은 중국책임 80%, 트럼프 책임 37%로 현격한 차이가 나고 있다.

한면택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