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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Q&A - n번방 방지법]

"외국에선 합법인 성적 촬영물, 국내에선 불법될 수 있나요"

등록 : 2020-06-30 12:13:28

지난 5월부터 n번방 방지법이 시행됐지만, '네이버 지식 in'에는 여전히 n번방 방지법에 대한 질문이 매일 쏟아진다. 성범죄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n번방 방지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안성열 변호사 기자가 질문하고 '복잡한 법 말고 진짜 성범죄 사건' 저자인 채다은 변호사, '수사와 변호'와 '시민과 형법' 저자인 천주현 변호사(법학박사)가 답한다.

n번방 방지법은 지난 5월 19일 시행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형법,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과 6월 2일 시행된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을 말한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가장 큰 변화는

천주현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그 촬영물 또는 복제물의 반포 등의 법정형을 상향하고, 자신의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경우에도 그 촬영물을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반포한 경우 처벌된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했고(제1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 불법 성적 촬영물 등을 소지ㆍ구입ㆍ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제14조제4항 신설). 또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등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강요한 경우 각각 1년 이상,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고(제14조의3 신설), 특수강도강간 등을 목적으로 예비ㆍ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신설했다(제15조의2 신설).

■ 성폭법에 불법 성적 촬영물 등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신설됐다. '불법 성적 촬영물'은 정확히 무엇인가

채다은 변호사

채다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의 처벌대상인 불법성적촬영물은 제14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촬영물로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따라서 불법 성적 촬영물이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찍은 촬영물과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지 않았어도 사후에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반포한 촬영물을 의미한다.

■ 불법 성적 촬영물을 법 시행전에 시청했는데 처벌받는가

채다은 법 시행 전의 행위까지 처벌하기 위해서는 개정법을 소급적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불법 성적 촬영물 처벌 규정에 대해서는 특별히 소급적용하는 내용이 없으므로, 형벌불소급의 원칙상 개정법이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불법 성적 촬영물을 법 시행 전에 시청한 것은 처벌받지 않고, 시행 이후 시청한 것만 처벌받는다.

■ 성인이 등장해도 불법 성적 촬영물인가

채다은 불법 성적 촬영물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거나 유통된 촬영물을 말하는데, 이때 촬영대상자는 성인도 포함된다. 특히 소지의 경우 지금까지는 아동·청소년이 촬영대상자인 경우에만 처벌을 했으나, 앞으로는 아동 청소년에 한정하지 않고, 성인 대상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한 경우에도 처벌하도록 하였다.

■ 외국에선 합법인 성적 촬영물인 경우도 불법 성적 촬영물로 인정될 수 있나

천주현 변호사

천주현 일본 AV 영상물 소지나 시청, 미국 포르노물 소지나 시청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물 내용이 성착취임이 분명하거나 미성년자가 등장하는 것이 틀림없을 때에 처벌하는 것이므로, 실무상 입건 여부는 제한적일 것이다. 그 외 한국인의 국외범은 당연히 처벌대상이다. 후진적 성문화를 가진 특정 외국에 거주하며 아동성착취물을 제작했는데, 그 나라에서는 처벌받지 않아도 한국 형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체포와 처벌이 가능하다. 성폭법과 아청법은 영상물의 제작이 국내에서 행해질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 시청만 한 경우 실제 처벌이 가능할까

채다은 시청만 한 경우에도 처벌을 하겠다는 것이 이번 개정에서 괄목할만한 내용이나, 실질적으로 시청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시청만으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법 성적 촬영물을 시청했다는 사실, 그리고 해당 촬영물을 고의로 시청했다는 사실 두 가지를 입증해야 한다. 해당 규정은 과실범을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 사실은 매체에 저장된 해당 촬영물의 섬네일 등으로 입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의로 시청한 것인지 여부는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관계를 잘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 n번방 사건과 같이 입장료를 내고 의도적으로 해당 촬영물이 있는 공간에 접근하였다는 것은 시청에 대한 고의성을 입증하기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

■어느 정도 시청을 해야 처벌받을까

천주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 고의적 영상 접근행위, 반복적 시청행위, 시청 완독, 유료 결제, 당해 영상물 소지의 조건이 합쳐지면 처벌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 성폭법에 '딥페이크'(deepfake) 영상에 대한 처벌규정이 신설됐다. 딥페이크 영상은 무엇인가

천주현 합성행위다. 얼굴이 합성돼 영상물 출연자로 오해받게 된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비정상적 행위이고, 악의성을 기반으로 한다. 반포등을 애초부터 목적으로 하는 의욕범이다.

■ 딥페이크 영상을 올렸다가 지웠는데도 처벌받나

천주현 편집, 합성, 가공 시 곧바로 처벌되고, 일단 반포 등의 행위를 하면 역시 처벌되지만, 지운 경우 형이 소멸한다는 규정이 없다.

■ 스트리밍을 통해 시청한 경우도 실제 처벌이 가능할까

천주현 그렇다. 소지한 영상물을 시청한 경우만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행위 자체가 독립적 처벌 구성요건이다.

채다은 시청을 했다는 것과 고의성을 동시에 입증하게 된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초범이고 횟수가 적은 경우라면 선처의 여지가 있어, 실질적인 처벌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 성폭법에 성적 수치심 유발 촬영물로 사람을 협박 또는 강요한 자에 대한 징역형이 신설됐다. 구체적 예를 들어 달라

천주현 촬영한 영상물을 퍼뜨리겠다며 노예행위를 하라는 등의 요구다.

채다은 피해자에게 성적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을 하거나, n번방 사건과 같이 성적 촬영물을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다른 촬영물을 전송하게 하거나, 원치 않는 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경우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형법은 어떻게 개정됐나

채다은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기준을 13세에서 16세로 상향하되, 피해 미성년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인 경우 19세 이상의 자에 대해서만 처벌하고(제305조 제2항), 강간, 유사강간 등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ㆍ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제305조의3) 규정을 신설했다.

■ 형법에서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기준이 16세로 상향됐는데, 만약 미성년자끼리 성관계를 가진 경우 미성년자도 처벌되는가

채다은 기존의 13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의 경우는 가해자에 대해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 다만 이번에 신설된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의 경우에는 19세 이상 성인이 가해를 할 경우에만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 강간, 유사강간에 대한 예비·음모죄가 신설됐는데 어느 정도의 행위까지 처벌될 것으로 보는가

천주현 강간의 목적이 분명히 드러나는 가택침입행위 또는 침입시도행위, 고의로 술이나 약물을 먹이는 행위, 피해자를 노리고 강간 등을 논하는 메신저 행위, 강간 등을 위해 피해자 결박용 노끈 등을 준비하거나 수면제를 준비하는 행위, 납치나 이동을 위해 차량을 준비하는 행위, 16세 미만 미성년을 상대로 성관계를 유인하는 행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아청법의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천주현 아동을 이용한 음란물이 아니라 성착취물, 성학대물이라는 개념으로 법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아동청소년음란물을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개정한 이유는

천주현 정상적 의사능력 내지 의사표현행위가 취약한 아동을 상대로 음란물을 제작한 것은 정상적 영상물이 될 수 없고, 성인에 의한 아동성착취로 봐야 했기 때문이다. 영상물에 찍힌 아동은 성피해자이므로, 보호대상이 된다.

■ 일본만화 AV도 아동청소년음란물로 인정되는가

채다은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만화 동영상의 등장인물들의 외관이 19세 미만의 것으로 보이고 동영상의 극중 설정에 관해 보더라도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고 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처벌한 사례가 있다.

■ 기준은 무엇인가

채다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어야 한다.

■ 아동청소년음란물을 다운받았다가 삭제해도 처벌가능성 있나

천주현 과실에 의한 일시 소지는 처벌을 피할 것이다. 애초 피고인이 음란물에 대한 구체적 인식을 갖고 소지할 것이 해석상 요구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란물임을 알면서 일시적이나마 소지했다면, 삭제해도 처벌된다고 해석된다.

■ 아동음란물을 한번만 시청하거나 다운받아도 처벌 가능성 있나

천주현 양형에서 고려될 뿐, 동법 위반죄 유죄인 점은 동일하다.

안성열 기자 son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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