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스크 찬성론자"

전국 의무화엔 부정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완고한 고집을 꺾고 "나도 얼굴 마스크를 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쓰기를 거부해왔을 뿐 아니라 조롱까지 했는데 코로나 사태의 재악화로 마스크 착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화당 내에서도 높아지자 다른 사람들과 근접 시 마스크를 쓰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마스크를 전폭 지지해왔다"며 "분명히 다른 사람들과 가깝게 근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을 만나러 오는 이들이 검사를 받기 때문에 자신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었던 것이지 자신이 마스크 쓰기를 반대해온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마스크를 쓸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문제없다. 사실 마스크를 썼었고 그 모습이 좋기도 했다"면서 서부극 주인공에 자신을 빗대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 쓰기에 나서면 선거유세 등에 모이는 지지자들도 대다수 마스크를 쓰고 거리 두기도 지킬 것으로 보여 코로나 재악화를 저지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촉구하고 있는 연방차원의 마스크 쓰기 의무화에 대해선 "미국의 상황이 지역별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전역에서 의무화가 필요한지는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을 꺾고 "마스크를 쓰겠다"고 표명하고 나선 것은 최근 미국내 신규 감염자가 보름 동안 80%이상 급증해 제 2의 대유행 재확산이 우려되자 공화 보수 진영 내에서도 대통령이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마스크 쓰기를 거부해온데 그치지 않고 마스크를 낀 기자 등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지난 5월 미시건 포드 자동차를 방문했을 때 무대 뒤에서 얼굴 마스크를 잠시 썼다가 대중 앞에서는 벗은 모습이 단 한번 포착된 적이 있다.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사태로 중단됐던 선거유세를 110일 만에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재개하면 서도 거의 마스크를 끼지 않고 거리두기도 지키지 않은 6200여명의 지지자 앞에서 본인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장기간 연설하며 2시간이나 함께 보내 집단감염의 우려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공화 보수 진영에서도 코로나 사태의 재악화를 막는데 도움이 되는 얼굴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방차원에서 독려하고 선도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라 제기돼 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대통령의 입장을 감안해 대중 앞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때가 많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착용하고 국민들에게도 사실상 강하게 권고해왔으며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대표는 "마스크 쓰기를 치욕으로 생각해선 안된다"고 지지입장을 내비쳤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