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61억달러로 전년대비 35%↑… “하반기 ‘스마트시티’ 등 경쟁력 높여야 ”

“첫발은 힘차게 내딛었지만 마무리는 마뜩잖다.” 상반기 해외건설을 한마디로 표현한 말이다.

2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가 161억4967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9억2914만달러 대비 35%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동 77억626만달러 △아시아 67억1587만달러 △아프리카 5억9088만달러 △유럽 4억2418만달러 △태평양.북미 3억7077만달러 △중남미 2억8570만달러다. 중동과 아시아 시장이 전체의 89.3%를 차지하고 있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 94억5866만달러, 건축 32억9922만달러, 토목 25억7359만달러 등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현재 추세라면 2017년(290억달러, 6월말 현재 163억달러) 수준과 엇비슷할 전망이다. 올해 목표치 300억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속내를 보면 다르다. 상반기 수주액이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월 56억5000만달러, 2월 37억2000만달러, 3월 18억3000만달러, 4월 17억9000만달러, 5월 18억3000만달러, 6월 13억2000만달러다. 6월 수주액이 1월보다 76.6%나 줄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직격탄이 됐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진 3월부터 해외건설 수주가 급격히 하락했다. 주요 진출국 대부분에서 코로나19가 발병.확산되면서 봉쇄조치가 취해졌다. 이로 인해 건설사 영업활동 및 현장관리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신규입국이 어려운데다, 현지 노무자들도 이동제한 등으로 현장이 멈춰선 상태”라고 말했다. 3~4월 저유가 파동으로 중동산유국 발주가 줄어든 것도 타격이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 시장상황이 어둡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낙관적인 ‘V형’ 전망은 잦아든지 오래다. U, L형 등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전망이 많아지고 있다. 당장 하반기 2차 대유행에 대한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덩달아 세계건설시장 환경도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IHS 마킷은 얼마전 세계 건설시장 성장 전망치를 낮췄다. 지난해 12월엔 올해 시장규모를 11조6309억달러로 추정했으나 지난 4월엔 11조975억달러로 5.1% 낮췄다. 2019년보다 1.7%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의 주요시장인 중동지역과 아시아 전망치를 각각 7.1%, 4.2% 낮췄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신규 프로젝트 발주취소, 인력.장비 조달 어려움, 건설시장 투자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건설사들이 회의.협상 취소, 착공지연, 계약체결 지연, 현장운영중단 등으로 고통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건협은 단계별 대응책 마련을 제안했다. 단기적으로는 시공 중이거나 계약이 임박한 공사가 있는 국가와의 ‘방역외교’를 확대해 현장관리 및 계약체결에 적극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K-방역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한국산 진단키트를 요청한 국가가 120여개국에 달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유가 영향이 작은 분야에 대한 전략적 진출 필요성도 강조했다. 신흥시장의 특수토목 및 고급건축 등을 공략하고, 교통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투자개?u형 사업에 주목하라고 제안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혼란을 겪고 있는 주요 경쟁국 공백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고부가 통합설비(COTC), 스마티시티 등 유망공종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국 기자 bg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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