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공동후보지 버티기

군위, 단독후보지 고집

선정위 "지자체가 합의"

짧게는 5년 길게는 14년동안 논의하고 추진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최종선정이 다시 한번 연기될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3일 오후 3시로 예정돼 있지만 이전후보지를 둔 의성군과 군위군은 이날 오전까지도 최종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군공항 이전과 대구경북통합 신공항사업은 물거품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날 선정위는 '단독후보지와 공동후보지 두 곳 모두 부적합하고 대구시와 경북도, 의성군과 군위군 등 4개 지자체가 합의하라'는 지난달 26일 실무위원회의 결론을 인용해 최종 결정을 유보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와 경북도를 비롯한 민간단체 등이 최종 결정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수년간 추진해온 사업을 무산으로 끝낼 수는 없다는 여론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당초 예정대로 이날 오후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주수 의성군수, 김영만 군위군수를 비롯 정부와 민간추천 위원 등 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연다.

이날 오전까지 의성군과 군위군은 각각 공동후보지와 단독후보지를 사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의성군은 공동후보지인 '의성 비안·군위 소보'를 이전부지로 최종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2일 "부적합으로 결론 난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는 더 이상 논의대상이 아니다"며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전후보지에 대한 군위와 의성의 합의문제에 대해서도 무의미 하다"고 주장했다.

군위군은 지난달 30일 밝힌 '군위 우보 사수'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위군은 "군위 우보 단독후보지는 주민투표의 정당성을 갖추었고 적법한데도 대구공항 이전부지로 부적합하다는 선정실무위원회의 결론은 특별법과 주민투표마저 무시하는 처사로 군위군은 절대 공동후보지를 신청할 수 없다"며 "군민의 뜻을 거스르는 공동후보지를 전제로 한 어떤 논의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방부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절차상 미흡으로 두 곳의 후보지에 대해 부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사업을 원점에서 재논의할지, 아니면 최종 결정을 유보하고 지자체간 합의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줄 지를 심의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선정위 개최 직전까지 "지자체간 원만한 합의를 위해 선정위의 최종 결정을 연기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도 2일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부지 확정발표 연기요청'이라는 공문을 국방부에 전달했다. 추진단은 "의성과 군위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2~3주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건의했다.

국방부도 이날 최종 결정을 유보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도 "지자체간 합의를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요청과 사업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무산과 같은 극단적인 결정보다는 지자체간 대화와 설득의 시간을 가질 기회를 제공해 사업이 원만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세호 정재철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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