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속도 OECD 중 가장 빨라 … 국회예정처"지출 관리 필요"

우리나라 국민이 연간 지출하는 의료비 총 규모(경상의료비)가 최근 5년(2013∼2018년) 새 50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비의 급격한 증가는 그 자체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기에 공적으로 의료비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상의료비에는 국민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산재보험 민간보험 개인자부담 지출 등을 포함한다.


국회예산정책처(이하 예정처)는 최근 발행한 사회보장정책 분석(건강)자료에서 "우리나라 GDP대비 경상의료비 지출 비중은 8.1%로 OECD 평균 8.8%보다 낮으나 증가속도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고, 수년 내로 OECD 평균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의료비 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정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GDP 대비 의료비 지출은 2018년 8.1%로 OECD 평균 8.8%보다 낮음에도 기대수명과 암 사망률 등 건강지표가 우수해 비용 효과적인 의료체계가 구축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근 연도 지출규모를 보면 수년 내로 OECD평균보다 높아 질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비 총 규모는 2013년 94.0조원에서 2014년 101조4000억원, 2015년 110조2000억원, 2016년 120조3000억원, 2017년 131조6000원, 2018년 144조4000억원으로 5년 새 50조4000억원이 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의료보장체계를 사회보험방식으로 운영하는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는 GDP 대비 의료비 지출 비중이 6%에서 8%까지 상승하는데 약 20년이 걸렸는데 우리나라는 10년도 안되어 8%를 넘어섰다.

이런 지표는 OECD 다른 국가들의 의료비 지출 증가가 둔화된 상태로 유지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2009∼2018년 동안 우리나라 GDP대비 의료비 지출은 6.1%에서 8.1%로 2.0%p 상승했다. 하지만 OECD 국가의 평균은 8.7%∼8.8%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또 GDP대비 의료비 지출비중에 대한 2009∼2018년 연평균 증가율도 우리나라가 3.2%로 가장 높다. 두 번째로 높은 스웨덴의 경우 연평균 증가율이 2.4%이지만 스웨덴은 2013년 GDP대비 의료비 비중 11.1% 상태에서 현재까지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정처는 "의료비 지출 증가는 정부정책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요인도 있으므로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료비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비 지출 수준은 올해 OECD 평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경제성장률과 적지 않은 보험료 부담, 소득양극화 때문에 향후 건강보험재정을 늘리기 쉽지 않다"며 "의료전달체계 개편, 주치의제도 도입, 과잉진료 억제를 통해 낭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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