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비판 성명 잇따라

서지현 검사, 법원 판결에 직격탄

“손정우 인도불허 권위적 개소리”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의 미국 인도 불허 결정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서초동 법원 앞에선 사법정의 장례식이 거행됐고, 법조계에서 비판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손정우 송환 불허 규탄시위 |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의 신병을 인도해달라는 미국 요청을 거절한 결정에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이 7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규탄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은 “사법정의는 죽었다”는 외침으로 가득채워졌다.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는 언제까지 여성들을 절망에 빠뜨릴 셈이냐”면서 “한살, 두살 된 아기 성폭행 영상 소비를 방관하는 사회에서 살 수 없다”고 외쳤다. 이들은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 결정을 내린 3명의 판사(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이름을 부르며 “사법정의를 살해한 범인들”이라며 “(이들은) 한국에서 처벌받고 싶다는 범죄자의 말보다 그 범죄자를 미국에 보내는 게 더 자존심 상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했다.

법조계 내에서도 비판 성명이 잇따랐다. 부산지역 여성단체들은 이날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는 아동 성착취물을 내려받기만 해도 최고 징역 15년을 선고받는데 우리 사법부는 손정우에게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면서 “사법부가 조주빈과 손정우를 키운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양성평등정책 특별자문관인 서지현 검사는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번 법원 결정은 권위적인 개소리”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도 성명에서 “사법부가 사법주권이라는 미명하에 디지털 성범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용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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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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