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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권고의 진실]

"법무부장관 수사지휘권 오히려 절차적 제한 강화"

개혁위 "장관 불기소지휘 원칙적 금지" 유럽평의회 권고 내용 반영

"검찰총장 지휘권 폐지, 2년전 대검 검찰개혁위 권고안에도 포함"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왕적 총장' 없애 선진 검찰구조로 만들자는 것"

등록 : 2020-07-31 10:45:38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총장의 권한을 약화시킨 대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강화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약화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권고안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강화한 내용 보다는 오히려 절차적 제한을 강화해 놓았다는 것이 개혁위 입장이다. 다만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왕적 총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약화시킨 것이며, 선진 검찰구조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결과 발표하는 김남준 위원장 |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제43차 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제도 개혁 등에 대해 심의 및 의결하고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분산 = 법무검찰개혁위(위원장 김남준)는 27일 일선 검사들에 대한 검찰총장의 구체적인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각 고등검찰청장에게 이를 분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고검장을 지휘하도록 검찰청법 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다음날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자면서 법무부장관에게 구체적 수사에 대한 지휘권까지 부여하고 인사권까지 강화하자는 제안"이라며 "생뚱맞고 권한의 분산이라는 취지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또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나눠야 한다면 그 권한이 부여될 대상으로 지방검찰청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민주적 통제를 받는 수사지휘권 분산 방안으로 지방검사장 직선제를 제안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개혁위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과 인사권만 강화했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장관의 수사지휘권의 절차적 제한을 강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관 불기소지휘 원칙적 금지 = 개혁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정영훈 변호사는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왜곡과 억측에 의한 비판이 난무하고 있는데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을 없애면서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과 인사권을 강화했다는데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휘권과 인사권은 지금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며 오히려 장관이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보다 엄격한 절차를 강화했다"고 반박했다.

지금도 검찰청법에 따라 장관은 검찰총장에 대해 아무런 제한없이 수사지휘권을 행사 할 수 있다. 오히려 권고안에 따르면 검찰에 대해 기소를 지휘하거나 할 때 지켜야할 절차와 규정 등이 반영돼 장관의 권한 행사에 제한을 뒀다는 주장이다.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 중 불기소지휘는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행 법률에는 서면으로 하도록 한 규정만 있고 불기소지휘를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은 없다는 설명이다.

정 변호사는 "불기소 수사지휘를 금지하는 것, 이게 뭐냐 하면 유럽평의회라고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한 50여개 국의 유럽국가들이 가입돼 있고 각국 법무부 장관들이 모여서 논의하는데 유럽 소속 회원들에게 권고한 내용이다"이라고 설명했다.

유럽평의회 소속 회원 국가들에서는 주로 검찰의 권한이 약하고 장관 권한이 세다 보니 정치적 고려에 의해서 수사 개입되는 경우들이 종종 발생했다"며 "그러다 보니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해서 기소를 지휘하거나 이럴 때 지켜야 될 절차적 규정들을 엄격하게 권고를 했다. 그 규정들이 이번 권고안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 변호사는 "검찰총장 권한을 약화시킨 것은, 제왕적 총장을 정점으로 해서 검사동일체 원칙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는 한 수사 독립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세계 형사사법 시스템을 봐도 이런 국가가 어디에도 없는 만큼 그런 전근대적인 한국 검찰 조직을 개혁해서 선진 검찰 구조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 = 이를 두고 '윤석열(검찰총장) 힘 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런 권고안은 이미 2년전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송두환)가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 권고한 내용에 포함돼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 변호사는 "문무일 검찰총장 시절이던 지난 2018년에 대검 검찰개혁위원회에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일선 검찰청으로 자율성을 확대하라는 권고가 나왔고, 당시 총장이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에는 그 안을 좀더 심도깊게 논의한 뒤 공개한 것"이라며 검찰개혁 권고안이 맥락없이 제출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특히 "위원회 내에서 심도깊은 논의를 했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발표한 것"이라며 "특히 위원회에 참여한 현직 검사나 검사출신 변호사들도 모두 동의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변협 등이 잇따라 개혁위의 권고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 '총장은 소신있게 수사할 수 있는 반면 총장으로 올라가는 일이 남은 고검장은 장관이나 정권 입김에 취약해진다'는 반박에 대해 "앞선 18차 권고안을 함께 봐야 한다"며 "우리가 제안한 대로 평생검사제 정착과 권역별 보직순환제, 필수보직기간 보장 등을 채택할 경우 고검장의 임기 보장이 안되더라도 충분히 장관 인사에서 취약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중요 사건의 현안에 있어서 수사지휘를 맡는 고검장은 총장을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눈치보기나 봐주기 수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고검장 상호간에 견제도 가능하며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수사검사 등의 견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고검장으로 분산하는 것은 이제 검찰총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비대해진 대검의 조직을 정상화하는 그런 기조 속에서 나온 것"이라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없던 것을 새로 만든 것처럼 보도가 되는데 이미 있는 것을 오히려 행사에 제한규정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 나중에 권고안대로라면 고등검사장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건 극히 예외적인 것"이라며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약 30년 동안 수사지휘권을 공식적으로 발동한 게 2번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가 주장하는 지검 검사장에 대한 주민 직선제에 대해 "미국 등을 보면 상당한 문제가 있고 선거 휴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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