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문체위 "모범상임위 만들자"

감염병예방법·최숙현법 합의 통과

국회가 '입법 속도전'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여야가 협력·양보 속에서 시급한 법안을 처리한 상임위원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한 이른바 '감염병예방법'(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체육계 폭력 근절을 위한 이른바 '고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감염병예방법은 감염병 의심자를 다른 시설로 전원할 수 있게 하고, 감염 위험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의사봉 두드리는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 |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최숙현법은 운동선수 인권침해를 해결하고 가해자 처벌 관련 제도개선과 문화체육관광부 관리감독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날 열린 두 상임위 모두 초반에는 부동산·공수처 후속법안 처리 여파로 가벼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응과 체육계 폭력 예방이 여야없는 비쟁점 현안이라는 데서 접점을 찾았다.

복지위에서는 코로나19 대응이 시급하다는 점에 여야가 공감,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했다.

이날 강기윤 미래통합당 간사는 "코로나19를 하루 빨리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 (법안을) 빨리 처리해야겠다는 생각을 야당 의원들이 먼저 했다"며 "여러 (상정된) 법안들이 있지만, 위원회 안의 내용만으로 법안소위를 거치지 않고 통과시키는 것으로 합의를 구했다"고 밝혔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서로 양보한 끝에 중요한 감염법 법안들을 같이 심의하게 됐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정애 위원장은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며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에게 "시급성에 따라 야당 의원들에게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데 적극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체위는 이달 6일 현안보고, 22일 청문회, 30일 법안소위 심사를 거쳐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다.

이달곤 통합당 간사는 "절차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소수가 믿는 가치를 존중하는 상임위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자구 체계부담을 떠맡지 안기 위해서도 상임위 내 법안소위가 철저히 운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 민주당 간사는 "이달곤 간사와 심도 있게 숙의하면서 문체위가 다른 상임위보다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형두 통합당 위원은 "정부 참석자 범위를 적절하게 해서 정부가 일을 효율적으로 하고 상임위도 권위적으로 보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해 도종환 위원장이 "아주 좋은 의견을 주셨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통합당 지도부 관계자는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한 원내외 투쟁은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민주적 절차를 거치고 민생과 직결된 사안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협치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