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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내일 기자리포트]

바이든의 ‘ABT(Anyting But Trump)’북미 교착상태, 어떻게 깰까

등록 : 2020-07-31 12:35:16

미국 대통령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로 예정된 선거 연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백악관행 레이스를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넉달 이상 평균 8~9%p나 앞서고 있어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각 언론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D-100일인 7월 26일 현재 바이든 후보가 49.6% 대 40.9%로 트럼프 대통령을 평균 8.7%p 차이로 앞서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모두 뒤집어엎는 이른바 ‘ABT(Anyting But Trump)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00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승리해 정권이 교체되자 클린턴 정부의 정책을 전면 부정하는 ‘ABC(Anything But Clinton)’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클린턴 정부 대북 포용정책을 폐기하고 대북 압박정책을 추진했지만 이러한 의중을 읽지 못한 김대중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디스 맨(This man)”이라 불리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훼손된 동맹 재창조 등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을 정반대로 뒤집어엎는 대외정책 방향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민주당 정강위원회가 7월 27일 (현지시간) 승인한 정강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관계를 훼손했다고 지적하고 한국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도 ‘갈취’(extort)라는 표현까지 사용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동맹의 역할과 외교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이란핵협정을 핵무기 확산 제어의 성공 사례로 들고 중국을 포함한 관계 당사국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란핵협정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동결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한다는 것이 주요 합의 내용입니다. 바이든 캠프 외교정책 자문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했던 토니 블링큰 전 국무부 부장관이 책임을 맡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협상을 이끌었던 니콜라스 번스 전 국무부 정무차관도 외교안보팀에 합류했습니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북핵문제 해결에 이란핵협정 모델을 참고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 하원 외교위원장 후보 브래드 셔먼 민주당의원이 밝힌 내용은 주목할 만합니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대표 최광철)이 24일 개최한 포럼에서 셔먼 의원은 “북미간 협상의 교착상태에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핵무기 증가를 막기 위해서라도 북한에 정확한 검증, 사찰, 제한을 전제로 현 수준의 핵무기를 동결한 후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로 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미국의 외교 노선은 중국과 이스라엘 정책 등을 빼고 거의 모든 분야에서 과거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바이든이 당선 됐을 때 벌어질 일입니다. 미국 대선에 대한 속단은 아직은 일러 보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별다른 바람을 일으키지도, 거의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고도 트럼프 실족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기수 외교통일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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