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앞두고 통합당 변화 '상징적 장면' 기대

국민통합위 구성 … 21일 당명 개정 뒤 새 당사 입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취임 100일인 내달 3일을 앞두고 "통합당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 다방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위원장 본인은 이달말 국민통합을 내걸고 광주를 찾는다. 통합당 변화의 '상징적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말 광주를 방문해 5.18 기념공원을 찾는다. 통합당은 호남과 정서적 거리감이 크다. 지난해 2월 당 소속 의원들의 5.18 망언까지 불거지면서 호남에서는 통합당의 설 자리가 좁은 게 현실이다. 황교안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광주를 찾았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와 물세례를 받았다. 4.15 총선에서 한 석도 못 얻었다.
수해 현황 브리핑 듣는 김종인-주호영 |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경기 이천시 율면 산양1리 마을회관 앞에서 이천시청 관계자에게 수해 현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통합당 고위관계자는 5일 "김 위원장은 호남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국민통합도 핵심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김 위원장이 8월 내내 당의 변화를 보여줄 결과물을 쏟아내다가 마지막 행보로 광주를 찾아 정점을 찍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통합당은 '호남 껴안기'의 일환으로 국민통합위원회도 구성한다. 고위관계자는 "호남 의원이 없어 (통합당이) 평소 호남지역 발전에 충분한 기여를 못했다"며 "국민통합위원회를 통해 호남지역 현안과 예산 등을 고민하고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남이 (통합당에) 마음을 열어주실 때까지 진심을 다해 노력하고 기다리겠다는 각오"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광주 방문에 앞서 변화의 결과물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정강정책특위는 5.18 민주화운동을 명시한 새 정강을 조만간 확정한다. 총선백서제작특위도 곧 백서를 내놓는다.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총선참패의 책임을 특정인에게 묻기보다 당시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 등의 입장을 담담하게 서술한 백서가 곧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은 21일 새 당명을 확정하기로 했다.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받은 결과 자유와 보수, 국민, 민주, 미래, 희망, 한국 등이 많이 나왔다. 핵심관계자는 "통합당의 전신정당들을 연상하게하는 자유나 보수, 공화 등이 새 당명에 들어갈 가능성은 없다"며 "김 위원장이 '한국'이란 단어에 애착을 갖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새 당명으로 '한국당'이 우선순위에 올랐다는 얘기다.

통합당은 새 당명을 확정지은 뒤 이달 하순 새 당사로 입주한다. 통합당 관계자는 "새 당사 소유권이 15일 넘어온다"며 "이달 중하순부터 입주를 시작해 연말쯤 완료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당은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전 당원들에게 봉사의 일상화를 독려한다. '기득권 정당'이라는 낙인을 벗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당원 개인별, 당협별, 시도당별로 봉사 실적을 입력해 '봉사 경쟁체제'를 갖춘다는 구상이다. 향후 공천심사에서도 봉사 실적을 반영한다. 통합당은 책임당원 배가 운동도 벌인다. 현재 32만명인 책임당원을 100만명까지 늘려 정권교체의 토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통합당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취임 100일전에 통합당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만한 성과들을 많이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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