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주말에도 '긴장'

지자체 특별재난지역 건의

중부지역 폭우는 계속되고 있지만 밤 사이 추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5일 오전 비는 강원 영서와 경기 북부 등을 중심으로 내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도 집중호우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기상청은 5일 오전 5시 기준 호우경보 지역으로 서울, 인천, 경기, 대전, 충남 대부분, 충북 대부분, 강원 대부분, 경북 북부를 유지하고 있다. 호우경보는 전날 대전 등으로 확대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에도 위기경보단계로 심각을 유지하고 있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5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실종자는 전날과 같은 26명이다. 4일 실종자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사망은 15명으로 서울 1명, 경기 8명, 충북 5명, 충남 1명이다. 실종은 11명으로 경기 1명, 충북 8명, 충남 2명이다.

자매 도시에서 수해 복구 구슬땀 | 4일 대전 서구 수해 현장에 자매도시인 경남 함양군 자원봉사자 등 70여명이 찾아 복구 작업을 함께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 대전서구 제공


이재민은 983세대 1587명으로 집계됐다. 매일 500명씩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78세대 441명이 귀가했지만 705세대 1146명은 여전히 체육관 마을회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충북이 314세대 621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남이 363세대 463명으로 충남·북만 1000명을 넘겼다. 기초지자체로는 3일 폭우가 쏟아진 충남 아산이 361세대 461명으로 가장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피해 등도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설피해는 4281건으로 이 가운데 2371건이 완료됐다. 농경지 피해는 6525㏊로 집계됐다.

충청과 강원은 4일을 기점으로 대부분 지역으로 호우경보가 확대됐다. 대전은 4일 오후 6시 40분을 기점으로 호우경보 지역에 포함됐다. 대전은 이날 오후 5시 이후 빗방울이 굵어지더니 2시간 가량 폭우가 내렸다. 대전은 지난달 30일 이후 또 다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충남 홍성에선 복구작업에 나섰던 70대 남성 A씨가 하천으로 추락,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4일 오전 중장비로 축사 앞 토사를 치우던 중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에 이어 충남도도 시·군별 피해상황을 종합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8명으로 가장 많은 실종자가 나온 충북은 계속된 수색작업에도 불어난 물 등으로 좀처럼 추가 발견을 하지 못하고 있다. 충북 진천에서 4일 오후 4시쯤 전날 급류에 휩쓸려 숨진 60대 남성을 발견했을 뿐이다.

강원 영서지역엔 5일 오전에도 비가 계속되고 있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남북을 오르내리며 비가 계속되고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지역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0시에서 5일 오전 5시까지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도 강원 영서다. 강원 철원이 602.5㎜으로 가장 많았다. 5일까지 한 시간 당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상위 5곳 기초지자체 가운데 4곳이 이들 지역이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비피해가 잇따랐다. 5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광운대역 양방향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 서울시 이문 고가도로에서 장애물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긴급 보수작업에 들어간 탓이다. 이 때문에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잠수교, 강서구 개화동과 방화동으로 향하는 길목인 육갑문도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한강 수계에서는 의암댐 등이 나흘째 방류를 시작하면서 하류지역 침수·범람 피해가 우려된다. 이미 하천 주변 농경지 일부에서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5일 오전 고양·파주 등 경기북부와 인천 강화에 시간당 3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어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윤여운 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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