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질산암모늄 보관”

트럼프 폭탄공격 가능성

지중해 연안 국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4일(현지시간) 일어난 대규모 폭발참사로 사상자가 3700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날 오후 베이루트에 있는 항구에서 일어난 두 차례 폭발로 항구가 크게 훼손됐으며 인근 건물들이 파괴됐다.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장관은 지금까지 73명이 숨졌고 3700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어떻게 보더라도 재앙이었다”고 밝혔다.

처참하게 변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 폭팔 현장 |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4일(현지시간) 두차례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후 처참하게 변한 현장 모습. 베이루트 AP=연합뉴스


아직 정확한 원인규명은 안된 상황이지만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대규모 폭발참사의 원인은 폭발성 물질인 질산암모늄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750t의 질산암모늄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외부세력에 의한 공격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레바논 대폭발을 ‘끔찍한 공격’으로 표현하며 일종의 폭탄공격으로 간주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지질학자를 인용해 이번 폭발의 충격은 진도 4.5의 지진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폭발 당시 발생했던 자욱한 연기는 이웃국가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번졌다.

농업용 비료인 질산암모늄은 가연성 물질과 닿으면 쉽게 폭발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약 등 무기제조의 기본원료로도 사용된다. 지난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폭발사고 당시에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 붙으면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에 나선 한 군인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땅에 시체가 널려있었고 아직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며 처참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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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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