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cancel

내일신문

[책으로 읽는 경제│공유경제는 공유하지 않는다]

공유경제의 빛과 그림자

등록 : 2020-08-07 11:36:27

알렉산드리아 J. 래브넬/김고명 옮김/롤러코스터1만8000원

4차 산업혁명의 발전과 함께 공유경제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공유경제 찬성론자들은 공유경제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노동자 권리를 신장시키고, 대중을 사업가로 만들 것이라고 치켜세운다. 또 노동자는 누구의 지시 없이 스스로 언제, 어떻게 일할지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과연 그럴까?

이 책은 기존의 공유경제 관련서와 달리 사회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공유경제의 실상과 그림자를 살펴본다. 지금까지 언론인이나 경영학 교수가 쓴 책에서는 대부분 플랫폼 서비스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부작용은 미미하다는 식으로 공유경제를 찬양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진정한 '공유' 경제라면 왜 그들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고 모든 것에 가격을 매기는지, 어떤 사회적 요인이 노동자들을 공유경제의 종사자로 만들고 생계를 위해 투잡, 쓰리잡을 뛰게 하는지 등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에어비앤비, 우버, 태스크래빗, 키친서핑 등 공유경제 노동자 약 80명을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공유경제 산업의 파괴적 결과물과 노동자들의 불안정한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를 통해 공유경제의 야심찬 약속이 노동자의 실제 삶과 얼마나 다른지, 앱이 만드는 최첨단 알고리듬의 이면에서 어떻게 노동자 보호장치가 무너지는지 등 공유경제에 도사린 모순에 대해 조명한다.

공유경제를 찬양하는 이들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만 골라 하면서 무제한으로 돈을 버는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이라고 자랑하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장시간 일하면서도 쥐꼬리만 한 돈을 받고 직업 안정성은 떨어지는 상황에 내몰린다. 임시노동, 적시 일정 관리(필요한 시점에만 노동자를 호출하는 방식), 대량 정리해고를 모두 채택한 공유경제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법을 기술적으로 혁신한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공유경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책임이나 의무도 지지 않고 1만명을 10~15분간 고용할 수 있지만 그 일이 끝나면 그 1만명의 노동자는 '증발'하는 시스템이다.

저자는 공유경제가 혁신이란 미명하에 지난 수 세대 동안 쌓아 올린 노동자 보호 장치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노동자 착취가 만연했던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2030세대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다. 앱 기반의 혁신경제를 자처하는 공유경제가 사실상 이른 나이부터 첨단기술을 받아들인 밀레니얼세대에 가장 큰 타격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공유경제 노동자 중에는 18~34세가 가장 많다. 더 큰 사회적 흐름에서 공유경제를 바라보며 노동환경에서 요구되는 탄력성을 보장하고 노동자 보호 프로그램과 규정을 만드는 해법이 필요한 시대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twitter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