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사건·사고 큰 책임 운용사·금융당국에 있어"

예탁원 노조, 회사 측에 "계산사무대행업무 철수"

한국예탁결제원 노동조합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예탁원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예탁원 측에는 투자자보호 장치가 미흡한 사모펀드 분야에서 근거 없이 당하는 모욕과 수치를 더는 겪고 싶지 않다며 사모펀드 계산사무대행업무 철수를 요구했다.

예탁원 노조는 6일 입장문을 통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파악보다는 마녀사냥식 프레임 덧씌우기와 특정 희생양을 찾겠다는 식의 여론몰이를 배격한다"며 "일부 언론을 통해 우후죽순으로 보도되는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입장표명에 나섰다"고 밝혔다.

노조는 먼저 "이번 옵티머스펀드 사태와 관련해, 관계당국의 객관적인 조사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자는 응분의 책임을 지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재발방지책 마련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이번 옵티머스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사기범죄를 자행한 옵티머스자산운용사와 무분별하게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고 감독을 부실하게 한 금융당국에게 있고, 자사운용업계와 판매사 등의 투자자 보호조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을 떠나 업계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탁원 노동자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추측성 주장을 담은 일부 언론기사는 오히려 사건의 실체파악을 방해하고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해문 노조위원장은 "펀드 계산사무대행업무를 담당했던 예탁원의 경우에 기능과 역할에 비해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만으로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의 일방적·악의적인 보도로 관련 직원들의 심적 고통이 크다"고 호소했다.

제 위원장에 따르면 옵티머스펀드에서 예탁원의 역할은 기준가 계산업무로 국한된다. 또 계산사무대행업무는 통상 자산운용사가 자체적으로 수행하거나 대형 운용사의 경우 자회사를 설립해 사무를 위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계산사무대행사가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한다 해도 전산시스템을 운용사에 제공하고, 운용사가 펀드 종목명과 기준가 산정 관련 내용을 직접 입력하는 경우도 상당수 진행되고 있다.

제 위원장은 "그런데 이를 '무뇌아적인 업무처리'라는 식으로 일부 언론에서 묘사한 점은 운용업계의 업무 지식과 흐름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자가 부담하는 옵티머스사모펀드의 전체 보수 100bp(1bp는 0.01%) 중에 계산사무대행사로서 2bp 보수(판매사 65bp, 운용사 29bp, 신탁업자 4bp)를 받는다. 제 위원장은 "전체 보수 100% 가운데 고작 2%를 차지하는 계산사무대행사에게 지나치게 과다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법과 상식에 맞지 않고, 열악한 업무 환경에 불구하고 '을'의 지위에서 일하는 펀드 계산사무대행 노동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 제 위원장은 "예탁원을 포함해 그 어떤 계산사무대행사도 펀드 자산명세서를 자사 명의로 작성하지 않으며, 판매사를 포함한 외부에 명세서를 발급할 권한도 없고, 실제로 발급하지도 않는다"며 "'예탁원이 작성한 펀드 자산명세서를 믿고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했다'는 일부 판매사의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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