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속도 느려지고 현금회수기간 길어져 ··· “기업·정부 위기확산 방지정책 주력해야”

매출액 기준 100대 상장사 2분기 부채비율이 3년 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기업 총자산회전율과 재고자산회전율은 10년 동안 가장 낮았다. 상위 기업 안정성과 활동성 지표가 악화된 모양새다. 2분기 코로나19 영향이 기업 경영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내일신문이 16일 한국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기업 별도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100대 기업 2분기 부채비율은 69.75%였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부채비율 66.27%보다 악화됐다. 부채총계를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어서 수치가 클수록 재무건전성이 나빠졌음을 나타낸다.

이들 기업 2분기 부채총계 합은 489조1966억원이다. 전년도 462조 3479억원보다 27조원 가량 늘었다. 반면 자기자본 합계는 701조3684억 원으로 전년도 697조6787억원에 비해 4조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장단기 차입금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129.43%으로 전년도 133.70%보다 떨어졌다. 유동자산 총합은 같은 기간 3조원 정도 늘었지만 유동부채는 11조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560.02%로 전년도 472.81%보다 상승했다.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이 개선된 데는 영업이익이 전년도에 비해 1조원 가량 늘었고 이자비용은 1900억원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35.08%로 전년도 362.07%보다 악화됐다. 1분기 100대 기업 이자보상비율은 482.8%였다.

2분기는 코로나19에 따른 생산·판매활동 위축이 두드러졌다. 총자산회전율이 0.15로 떨어져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은 회전수를 보였다. 기업이 자신이 보유한 자산으로 매출액을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 매출채권 회전율도 1.88로 전년도 1.99보다 떨어졌다. 2012 년 2분기 1.85에 이어 최근 10년 동안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재고자산회전율도 최저로 떨어졌다. 2분기 이들 기업 재고자산회전율은 2.90이었다. 전년도 3.03뿐 아니라 최근 10년 동안 가장 낮았다. 제품이 시장에 판매되지 않고 창고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홍성일 한경연 경제정책팀장은 “2분기 들어 코로나19 충격이 기업 실적에 본격 영향을 미쳐, 매출 부진과 기업 활동성 지표가 악화된 것”이라며 “하반기 개별기업 차원 대응과 함께 정부에서도 위기 확산 방지를 위한 정책 마련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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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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