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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진실게임에 휘말린 군 첩보능력

월북표명·시신훼손 엇갈려 ... 시신인양 급선무, 서해 긴장분위기 고조

등록 : 2020-09-28 11:06:02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원 A씨의 죽음과 관련 북한측과 우리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군의 첩보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북한의 설명에는 A씨가 월북표명을 했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고, 시신훼손에 대해서도 부인하고 있어 우리 군과 정보당국의 첩보와는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우리정부가 공동조사를 요청한 것도 이런 논란에 대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지만 북측이 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협조가 없는 상황에서는 자체 조사만으로 이를 밝혀야하기에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시신인양이 급선무다. 시신을 인양한 뒤 외관을 살펴보고 부검을 하면 시신훼손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종 공무원 수색 중인 해양경찰 | 26일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이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47)씨의 시신과 소지품을 찾는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북한 역시 공동조사는 거부하지만 수색을 조직하고 시신을 습득할 경우 관례대로 넘겨줄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우선 총격을 입은 시신은 바다 속에 가라앉아 인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동수색이 아닌 남북이 각자 수색작업을 하는 것도 진척을 더디게 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북측이 영해 침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자칫 수색작업이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측이 서해 NLL(북방한계선)이 아닌 북한식 기준인 '해상분계선'을 언급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첩보 내용인 월북의사 표명에 대해서는 북측이 일단 함구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 군당국은 A씨가 22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에 최초 발견됐으며, 4시 40분께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오후 9시 40분께 북한군이 상부 지시를 받고 총격을 가했다는 것이 우리 군의 설명이다. A씨의 월북의사를 전달받고 이에 대한 상부의 판단을 기다리는 시간이 5~6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측이 밝힌 전통문에는 정확한 시간대별 정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월북의사 표명여부에 대해서도 언급이 없다. 대신 A씨가 "단속명령에 계속 함구무언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2발의 공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 듯한 상황이 조성됐다"며 이후 현장 단속정장의 판단 하에 북한 군인들이 40∼50m 거리에서 10여 발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한두 번 얼버무린 '불법 침입자'라고만 규정했다.

이렇게 논란이 일자 일부에서는 우리 군이 A씨가 사살되는 장면과 불에 훼손되는 모습을 사진형태로 보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근거없는 보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서해상 우리 국민 사망'관련 보도시 신중을 기해 사실에 근거해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군 당국은 국내에서도 A씨 사망관련 논란이 계속되면서 관련한 핵심 첩보 자료를 해경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이 수집한 첩보는 상당수가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로 분류되는 것으로, 수집 방식은 물론이고 존재 자체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것이 관례다. 노출을 우려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북 의사 표명 여부 등에 대해 남북발표가 엇갈리고 유가족도 군의 판단에 반발하고 있어 군은 의혹해소와 수하협조 차원에서 일부 첩보를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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