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전례없는 기상이변이 나타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인류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린뉴딜 녹색산업 그린스완 녹색회복 등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기후변화 시대의 메인 컬러는 ‘그린’이다.

이중 올해 초 국제결제은행(BIS)에서 언급한 그린스완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녹색고니’를 뜻하는 그린스완은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경제·금융 위기를 뜻한다.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남을 일컫는 ‘블랙스완’에서 ‘기후위기’의 의미를 추가한 그린스완은 예측 불가능한 경제위기의 파급력을 표현하는 블랙스완만으로는 기후변화로 파생되는 경제위기를 표현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해양·토양 탄소배출 늘어 세계적 고온현상

실제로 올여름 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의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기상현상의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배후나 주역으로 지목되었다. 이에 국내에서도 기후변화 수준을 넘어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인식되었고 기후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며, 대처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현실이며, 그린스완 시대에 직면한 숙제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5차 보고서(2013년)’에서 지구온난화는 명백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인위적 온실가스의 배출량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기상청에서 발간한 ‘2019 지구대기감시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미국해양대기청(NOAA)에서 발표한 전지구 평균농도(409.8ppm)보다 높은 417.9ppm(기준:안면도)이었으며, 전년 대비 2.7ppm이 증가해 여전히 가파른 상승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상승은 다른 주요 관측소(마우나로아, 2.9ppm 증가)와 비슷한 결과로, 전세계적으로 고온현상이 발생하면서 해양과 토양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진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증가뿐 아니라 메탄(CH₄) 아산화질소(N₂O) 육불화황(SF?) 등 배경농도의 증가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적 진단이 그린뉴딜 성공 첫걸음

개별 국가들의 개선의지와는 별개로 전 지구적으로 온실가스는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각 개별국가에서도 온실가스의 배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보고서는 직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온실기체 증가의 산술적 지표 외에도, 시베리아의 폭염, 미국의 산불, 북극의 기온상승, 우리나라의 긴 장마와 강한 태풍 등 명확하게 현실로 나타나는 기후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의 시작은 기후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온실가스에 대한 정확한 관측과 자료의 확보이다. 감시를 통해 기후변화 원인을 규명하고 현황진단과 영향을 과학적으로 전망하는 것이 기후와 환경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그린뉴딜 정책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이번 기상청의 ‘2019 지구대기감시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의 정책 수립에 매우 중요하고 유의미한 자료다.

그린뉴딜은 세계적인 유행어다. 기후변화 속에서 반드시 살아남기 위해 헤쳐가야 하는 역행할 수 없는 흐름이다. 기상청은 이러한 흐름에서 명확한 관측자료 제공 등으로 기후위기 시대를 헤쳐 가는 안내자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실의 사실 관측에서 출발하는 안내자를 믿고 따라와 준다면 이 위기를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