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실감콘텐츠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이 강조되면서 가상현실의 특성적인 부분들이 크게 부각된 것이다.

일상의 대부분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지만 일반화된 온라인 기술이나 콘텐츠로는 현실과 같은 실재감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 가상현실은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현실세계나 가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자 콘텐츠다.

지금처럼 여행이나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가상현실은 원하는 여행지로 우리를 이끈다. 중요한 것은 그 여행지에 직접 가 있는 듯한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대다수 학생들이 받고 있는 온라인 수업 가상현실을 통하면 실재감과 몰입감 측면에서 현실에 가장 근접한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상현실이 이미 대중화된 서비스였다면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용량 콘텐츠를 전송하는 네트워크 문제, 대중화에 근접할 만한 편리성과 경제성을 갖춘 디바이스 문제, 구매력을 가진 이들을 유인할 킬러콘텐츠 부재 등이 가상현실의 대중화를 가로막아온 요인이다.

가상현실과 다르게 대중화된 스마트폰을 디바이스로 활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도 ‘포케몬 고’(Pokemon GO) 이후 대중의 시선을 끌만한 콘텐츠 부재에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감콘텐츠 세계시장 규모는 매년 52.6%씩 늘어 2023년에는 약 411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더구나 가상현실은 경제사회 전반의 혁신도구로 활용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 우리 정부도 선도국가 도약을 목표로 ‘5G시대 선도를 위한 실감콘텐츠 산업 활성화 전략’(2019)을 수립했다.

기업환경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디바이스 및 플랫폼들이 향후 2~3년 내 출시될 예정이고 이에 따라 콘텐츠기업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에서는 사람의 일상과 가상현실의 구분이 모호한 세계가 펼쳐진다. 영화에서 ‘오아시스’로 표현되는 가상세계는 암울한 현실세계를 위로하는 공간으로 묘사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가상현실이 일상화되고 삶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큰 미래를 예측한다.

어쨌건 코로나 사태가 가상현실에 대한 기대감을 앞당긴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 이전에는 ‘가능성 있는 첨단기술’ 정도의 평가에만 머물렀다면 코로나 이후 ‘실생활에 필요한 기술이자 콘텐츠’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가상현실이 대중화에 한발자국 더 다가섰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