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외하고 5번 조사에서 최하위권 유지

소병철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요구 축적 반증"

법원 신뢰도도 추락 … 경찰이 가장 높은 신뢰도

법원·검찰·경찰 등 형사사법기관들에 대한 국민 신뢰도 조사를 통해 검찰이 201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병철 의원(더불어민주당·전남순천광양곡성구례갑)이 13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각 형사사법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추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조사에서도 검찰이 신뢰도 꼴등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올해 조사를 예년의 조사결과에 맞춰 5점 척도로 환산한 결과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도는 2.65점으로 법원(2.80점)과 경찰(2.09점)에 비해 가장 낮았다. 전체 응답자의 31.0% 만이 검찰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57.1%에 이르는 국민은 검찰에 대해 불신의 뜻을 표했다. 11.9%는 응답하지 않았다. 법원의 신뢰도는 35.3%였고 경찰은 절반에 가까운 49.2%의 신뢰도를 보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9월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 지난 10월 7일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 소병철 의원실


검찰의 신뢰도에 대한 국민 불신은 과거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2012년 이후 진행된 6번의 조사에서 첫 번째를 제외하고 검찰은 2015년과 2016년, 2017년, 2019년에 이어 올해까지 5번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찰의 경우는 검찰과 역전됐다. 2012년에는 46.9%로 3개의 형사사법기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나, 2020년에는 49.2%로 검찰과 법원을 앞질러 가장 높은 국민 신뢰도 수치를 기록했다. 경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척도는 41.1%로 검찰과 법원을 포함한 3개 기관 중 유일하게 신뢰도 수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의 신뢰도도 낮게 평가됐다. 2012년에는 형사사법기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던 법원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지속적으로 추락해 올해는 경찰보다 낮은 기록을 보였다. 2012년 절반이 넘는 국민이 신뢰를 보였지만 올해는 3분의 1 가량인 35.3%의 국민만이 신뢰를 보였고 54.0%의 국민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국민 기본권 보호 임무에 대한 불신" =검찰은 2012년(47.2%)을 제외하고는 줄곧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얼마나 오래 축적되어 온 것인지를 짐작케 하고 있다. 2016년에 같은 조사를 실시했을 때에는 범죄피해나 재판 ㄴ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검찰에 대한 신뢰도가 더 낮다는 결과까지 나온 터다. 검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막연한 편견이 아니라 실제 검찰을 경험해 본 사람들의 평가라는 점에서 검찰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소병철 의원은 "전반적으로 사법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법기관의 역할은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당했거나 침해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수호해야 할 최후의 보루가 되어주는 것인데 국민들이 이 기관들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현재 사법체계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이 전혀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 의원은 "검찰개혁, 사법개혁의 당위성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라며 "검찰이나 법원은 자신들의 기득권 수호가 아니라 국민들의 기본권 보호가 조직의 사명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국민들의 비판적 의견에 귀를 열어 신뢰 회복을 위해 분골쇄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형사사법기관들에 대한 조사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국민 1000명을 상대로 전화조사를 실시해 분석한 자료로서 2012년부터 2015년, 2016년, 2017년, 2019년 조사결과 역시 모두 같은 기관에서 실시했다. 각각 해마다 조사대상과 방법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형사정책연구원에서는 올해 조사결과에 비추어 그 추이를 분석하기 위해 그 간의 조사결과에 대해 5점 척도를 기준으로 표준화 절차를 거쳤으며 조사결과는 따로 발표는 하지 않았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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