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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전현직 통계청장 '통계지표 조작' 놓고 설전

유경준 전 청장 의혹제기

강신욱 통계청장과 공방

등록 : 2020-10-15 10:27:10

전직 통계청장 출신 야당 의원이 통계청이 각종 통계를 사실상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전현직 통계청장이 국정감사에서 이례적인 설전을 벌인 셈이다.

15일 통계청과 국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통계청 국감에서박근혜정부에서 통계청장을 지낸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유 의원은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방식과 표본을 바꾸면서 분배 지표 개선을 위해 표본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의원은 "통계청이 지난해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바꾸면서 표본집단에서 의도적으로 저소득층 비율을 줄이고 고소득층 비율을 늘려 소득분배지표인 소득 5분위 배율이 대폭 축소됐다"며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변경한 것은 정부에 유리한 통계를 생성하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답변하는 강신욱 통계청장│강신욱 통계청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관세청·조달청·통계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또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 연간 소득자료를 만들지 않는 것, 가계동향조사 방식을 바꾸면서 강 청장이 시계열 단절을 선언한 것을 두고도 "이전 데이터와 비교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가계동향조사 놓고 논란 = 유 의원의 주장에 통계청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소득 모집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특정 소득구간을 표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표본 설계 이외에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는데 예컨대 연령 사후 보정을 하면서 전국가구 대표성을 높였기에 저소득층 내 고연령 가구가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반박했다.

시계열 단절에 대해서도 "(가계동향조사 조사방식 변경 후) 대부분의 항목은 비교가 가능하고 일부 항목에 대해서만 비교가 어려운 상태로, 통계청으로선 최선을 다해 시계열이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황 청장 재직 당시 강 청장이 '가계동향조사 표본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내가 '당신이 그렇게 말하고 다니면 황 청장이 빠지고 당신이 청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직원들은 그때 (표본에)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 황청장이 그 이후 경질됐다"고 말했다.

강 청장이 "유 의원이 제게 '청장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맞서자 유 의원은 "위증을 하면 처벌된다"고 쏘아붙였고, 강 청장은 이에 "네"라며 큰 소리로 답하기도 했다.

◆"정권 입맛대로 조사방식 개편" =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통계청이 정권 입맛대로 가계동향조사를 개편하면서 통계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청 신뢰가 떨어졌다"며 "재작년 소득주도성장 실패 비판이 일어나니깐 황 전 청장을 경질하고 강 청장이 왔는데 통계분식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같은 경우엔 비정규직이 급증하니까 청장이 직접 나서서 조사방식 달라져서 비정규직 수치는 늘었지만 실제론 많아진 건 아니다 변명했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윤희숙 의원도 "2017년 기재위 회의록을 보면 K(기재)위원님께서 '소득주도성장의 효과 파악을 위해서 분기 가계소득통계 작성을 위해 예산 증액하자는 의견이십니다. 소득주도성장 성과 파악해야 할 거 아닙니까' 이렇게 발언한 부분이 있다"며 "여기에 통계청 차장이란 분이 '의원님께서 예산을 주신다면 다시 이 자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는데 이게 한 나라의 통계청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통계청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통계 숫자를 발표한다는 지적에 전혀 동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가계동향조사 같은 경우엔 시계열 단절에 의한 오류를 (없애기 위해)저희로선 최선 다해서 시계열 연장을 위해 노력했다"며 "예견하지 못한 문제가 생긴 지난해 비정규 통계 같은 경우엔 저희가 어느 정도 병행조사 효과에 의해 추가 포착된 것인지 될 수 있으면 소상하고 투명히 설명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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