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명률 세계에서 최저

연율 3% 경제성장 달성 전망

미, 환율조작국이라 공식 비판

공산당, 신속한 경제성장 꾀해

올해 초 중국이 코로나19 첫 사례를 보고한 지 며칠 되지 않아, 베트남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봉쇄하기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했다. 문자메시지와 TV광고, 옥외광고판, 포스터, 확성기 등을 활용해 베트남 정부는 1억명의 국민에게 확진자를 찾아 감염 경로를 추적하자고 촉구했다. 확진자의 접촉자, 심지어 확진자의 접촉자의 접촉자까지 추적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신속히 격리하면서 베트남의 치명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100만명 당 1명이 채 안된다.

코로나19 봉쇄에 성공하면서 베트남은 신속히 경제를 재개방했다.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나라들이 심각한 경제위축을 겪거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은 연율 3%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보다 인상적인 건, 글로벌 무역이 거의 붕괴한 상황임에도 베트남의 경제성장은 역대급 무역흑자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모간스탠리 글로벌투자전략 수석인 루치르 샤르마는 베트남이 차세대 ‘아시아의 기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4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2차 세계대전 후 ‘아시아의 기적’이 있었다. 선두주자는 일본이었다. 대만과 한국이 뒤를 이었고 가장 최근엔 중국이 여기에 포함됐다. 무역과 투자를 개방하고 제조업 수출에 전념하면서 빈곤을 벗어났다”며 “이제 베트남이 같은 경로를 걷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기적과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환경을 맞았다고도 지적했다. 당초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 조건들은 과거로 사라졌다. 전후 베이비붐은 끝났다. 무역과 투자 흐름이 늘어나던 급속한 세계화 시대도 끝났다. 경제성장률은 전 세계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강대국들은 이전의 기적을 일으킨 나라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사용했던 전략에 더 이상 눈감아 주지 않는다. 지난주 미국은 공식적으로 베트남을 환율조작국이라 비판하며 중국과의 관세전쟁을 촉발한 것과 동일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가장 큰 위협은 반세기 가까이 공산당 일당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당이 없기에, 유일당은 매우 신속한 경제성장을 꾀할 수 있다. 하지만 점검 안된 정책적 변덕과 집착이 불규칙한 호황-불황 주기를 만든다. 이는 경제개발을 멈춰세울 수 있다. 샤르마는 “이런 장애물에도 베트남은 이례적으로 경쟁력 있는 독재국으로 현재까지 많은 것을 성취했다. 베트남 성공이 더욱 인상적인 이유다. 하지만 지속가능하기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덩치 커진 국영기업 주의해야" 로 이어짐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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