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통해 회수가능자금 추적

투자처 불분명한 자금 2천억원

‘사용처 확인’ 검찰수사로 연결

5000억원 규모의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실사결과가 빠르면 이달말 나올 예정이다. 실사를 진행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옵티머스 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간 600여곳에 대해 최종 투자처를 확인하고 있다.

20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옵티머스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하면서 투자금이 500~ 600여곳으로 쪼개져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 이후 자금이 정확히 어느 곳에 투자됐는지는 실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 펀드의 최종 투자처 확인은 투자자의 자금회수를 위해 진행되는 동시에 빠져나간 자금의 사용처를 밝혀 정·관계 로비의혹의 규명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46개 펀드의 자산 5234억 6000만원 중 98%에 달하는 5109억 원을 위험성이 높은 비시장성 사모사채에 투자했다.

씨피엔에스(2052억7000만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은 다시 약 60여개의 투자처로 뿌려졌고, 이후 600여곳으로 다시 이체됐다.

금감원은 투자금이 부동산개발과 상장·비상장주식, 대여 등의 방식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펀드자금이 사모사채 발행사를 거쳐 복잡한 자금이체 과정을 통해 다수의 위험자산에 투자된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확인한 자금은 3000억원 안팎이어서 나머지 2000 억원의 행방을 확인하지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법인이 2개월이 넘는 실사를 통해 차명자산 등을 확인하면 추가로 밝혀질 자금이 더 있을 수 있다”면서도 “투자되지 않고 중간에 빠져나간 자금에 대해서는 회계법인으로서는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사결과가 나오면 펀드자금의 사용처를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실사결과를 통해 정리된 ‘확인 불명 자금’의 사용처를 검찰이 계좌추적과 관련자 신문 등을 통해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옵티머스는 투자제안서에 ‘공공기관 매출채권’을 직·간접 투자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부동산과 개발사업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또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펀드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금감원 조사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은 김 대표와 윤석호 사내이사,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 대부디케이에이엠씨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윤 이사의 부인인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정·관계 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펀드사기에 가담한 혐의로 화장품 회사 스킨앤스킨 이사 이 모씨를 19일 구속 수감하는 등 불법자금 추적과 로비의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경기 안성열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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